‘농업개혁’ 직접 나서는 마크롱 대통령

농업선진국은 지금

  • 입력 2018.03.04 11:50
  • 수정 2018.03.04 11:53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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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달 22일 파리 국제농업박람회에서 자신에게 야유를 보낸 농민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유투브 갈무리

매년 2월 말에 열리는 파리 국제농업박람회는 유럽 최대의 농업국가 프랑스의 초대형 농업 전시회입니다. ‘박람회’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나라답게 그 규모와 볼거리는 정말 엄청난 수준인데요, 올해도 프랑스 전국의 우수 농산물과 먹거리, 그리고 수천마리의 가축까지 수도 파리로 수송·전시돼 농업강국의 면모를 과시하고 어제(지난 4일) 막을 내렸습니다.

대통령도 매해 방문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유세 차 이곳을 방문했다가 EU 농업보조금 축소 주장에 대한 항의로 얼굴에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했는데요, 올해에도 야유를 보내는 농민과 설전을 벌여 화제가 됐습니다. 요는 지난해 9월 마크롱 정부가 발표한 ‘글리포세이트(제초제)’ 사용 금지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보조금 축소와 친환경농업 확대를 동시에 주장하다니, 우리나라 농민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보조금 축소와 제초제 사용 금지 주장에 관한 이야기는 일단 차후에 자세히 다뤄보기로 합니다. 어쨌든 그의 농업정책은 농촌·농민의 수호 그리고 친환경농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프랑스 역시 농업 인구 감소가 뚜렷한 상황인데, 마크롱 대통령은 “청년층 신규 유입을 장려하기 위해 올해 안에 약 6조6,000억원의 보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2일 700명의 청년농민을 엘리제궁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발표한 농정개혁안의 내용 중 하나였는데요. 이외에도 외국 자본의 농지 매입 규제, 유통 마진율 규제를 통한 농민 소득의 증대 등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모두가 저희 <한국농정> 기자들이 늘 듣고 있는 우리 현장의 목소리이기도 하네요.

정책이 들어맞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한 가지는 부럽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야유를 애써 듣고 또 직접 자신의 농정 철학을 설파하는 프랑스 대통령의 열정이 바로 그것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대통령이 바뀌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우리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럴 테지요. 마침 그 철학에 농업을 생각하는 자세 또한 올곧게 담긴 느낌이니, 우리로서는 한번 관심 있게 지켜볼만한 행보입니다.

 

※‘농업선진국은 지금’은 우리 농업의 현실에 비춰 유럽의 농업강국 프랑스의 농업 현안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비정기 연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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