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입력 2018.02.25 02:50
  • 수정 2018.02.25 02:52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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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설과 함께 시작되는 무술년 새해, 닭은 가고 개가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를 깨워 많은 각성거리를 제공한 닭은 가고 이제 어렵게 이룬 새 시대를 밤을 새워서라도 지켜낼 개가 오고 있습니다. 개는 우리 인간에게 참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동물입니다. 집을 지키는 일은 물론, 외롭고 지친 인간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반려견으로서의 역할 또한 충실히 감당하고 있습니다. 주인과 한번 정들면 끝까지 변치 않고 주인을 섬기는 개의 단순하고도 지속적인 사랑은, 이해관계에 얽매여 조석지변하는 인간의 사랑을 부끄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무술년 새해엔 우리 인간들의 관계도 순수한 정을 바탕으로 서로 믿고 사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사람의 평균 수명이 백세에 점차 근접하는 백세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건강백세를 위해선 적절한 운동과 따뜻한 인간관계, 심리적 안정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을 들라 하면 바르게 먹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현대는 어쩌면 어떻게 먹느냐가 더욱 강조돼야 할 시대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 농부님들의 건강을 위해 꼭 지켜졌으면 하는 몇 가지 섭생원칙을 제안 드립니다.

첫째는 과식 금물입니다. 과식은 만병의 원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항상 절제의 미덕을 발휘해 포만감이 들기 전 80% 정도에서 멈추기 바랍니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데도 간식을 먹거나 또는 식사시간이라며 남들 따라 먹는 것 또한 삼가길 권합니다.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또 먹는 것이야말로 수명을 단축시키고 병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둘째는 소위 몸에 좋다는 보양식을 애써 구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보양식을 자주 먹는 것보다 건강에 더 이로울 것입니다. 오히려 보양식이 몸에 잘 안 맞을 경우도 있고, 또 몸에 좋다하여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게 돼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식단을 잘 짜서 곡류와 채소, 과일류와 고기류를 적절한 비율(3:2:1-비율은 자신의 특성과 체질에 따라 적절히 조절)로 구성해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고 드립니다.

셋째, 자연이 철을 따라 생산하는 제철 음식 위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중에서 비싸게 팔리는 귀한 먹거리일수록 지나치게 과잉보호 돼 생산된 결과, 실제로는 우리 몸에 그닥 좋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철에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먹거리들이 우리 건강을 위해 훨씬 이롭다 할 수 있습니다.

넷째, 가능한 한 가공식과 단 것을 피하고 덜 가공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곡류라면 통곡류로. 채소라면 뿌리까지 전체를, 과일이라면 껍질째 먹을 것을 권해 드립니다. 단 것의 과잉섭취는 오히려 짠 것보다 우리 몸을 더 해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섭생원칙을 뽑으라면 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을 치료하는 면역력은 공복일 때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또한 세포를 젊어지게 만드는 시르투인이란 유전자도 공복 시에 활동력이 가장 왕성해지게 되며, 어떤 논문엔 공복으로 배가 꼬르륵 소리가 날 때 비로소 상처 난 혈관을 회복시키는 아디포넥틴이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보고돼 있기도 합니다.

우리 몸이 아플 때, 식욕이 떨어지는 것은 이처럼 우리 몸을 공복상태로 만들어 우리 몸의 병을 치료하려는 생체 반응인 것입니다. 따라서 몸이 아파 식욕이 없을 때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치료되면 식욕은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입니다.

어쩌면 과식과 소식의 구별은 매 끼니를 배고플 때 먹느냐 아니냐에 따라 나눠진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배고프지 않을 때는 결코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길 바라겠습니다.

자주 감기에 걸리는 사람도, 만성위장병이 있는 사람도 소식을 기본으로 위에 열거된 섭생법을 지킨다면 얼마든지 건강을 회복해 백세인생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추운 겨울 동안 적절한 섭생과 운동으로 다가오는 봄철엔 더욱 왕성히 일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 나가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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