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응원단 만난 농민들, 단일기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

전농, 강릉·고성 일대서 통일행사 개최 … “통일은 기적처럼 올 것”

  • 입력 2018.02.23 14:06
  • 수정 2018.03.04 11:55
  • 기자명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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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단일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자 북측 응원단원들이 미소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경찰들이 농민들과 북측 응원단원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이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이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이 열린 가운데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응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북측 응원단과 예술단 파견 등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랜 기간 교류가 끊겼던 남북관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는 평화올림픽으로 성사된 가운데 전국의 농민들이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에 모여 새로운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 소속 농민 1,000여명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강릉시 대학로와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통일행사를 열어 우리 민족의 자주적 통일과 한반도의 평화실현을 염원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행사 첫날 대학로에서 열린 통일문화제에서 “우리는 지금 통일의 문이 열리는 역사의 현장에 서 있다. 분단 이후 우리 농민들의 숙원이었던 자주·민주·통일의 실현이 눈앞에 있다”며 “분단을 조장하는 외세를 배척하고 분단적폐를 도려내 통일로 나아가자. 통일은 기적처럼 우리 곁에 올 것이며 여러분이 통일의 주인”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은 “6.15공동선언엔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통일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농민 여러분의 모든 노력이 칠천만 민족과 함께하는 통일로 갈 때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통일문화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완성하게 만드는 행사”라고 힘줘 말했다.

대학로 거리를 가득 메운 농민들은 노래패의 통일노래와 팔도아리랑 등을 함께 따라 부르며 단일기를 흔드는 등 뒤이어 펼쳐진 문화공연을 만끽했다. 또, 전민족 자주통일 농민선언을 채택해 남북농민교류가 곧 농민의 살길임을 제시하며 남북해외동포의 염원이자 민족의 과제인 통일을 위해 쉼 없이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대학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농민가를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대학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박행덕 전농 의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대학로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팔도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단일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자 북측 응원단원들이 미소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경찰들이 농민들과 북측 응원단원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성사! 남북농민교류 실현! 전국농민 통일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열린 북측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단일기를 흔들며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자 북측 응원단원들이 미소로 이에 화답하고 있다. 경찰들이 농민들과 북측 응원단원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 22일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이 공연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자 농민들이 단일기를 흔들며 환송하고 있다. 함께 손을 흔드는 북측 단원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북측 응원단의 정동진 공연 소식에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통일문화제를 마친 농민들은 모래시계공원으로 이동해 실로 오랜만에 만난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공연을 감상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리거나 상기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약 30분간 펼쳐진 북측 응원단과 취주악단의 흥겨운 공연이 잠시 마무리될 때마다 농민들은 “우리는 하나다”, “조국통일 이룩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단일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북측 응원단 또한 공연을 마친 뒤 차량에 오르기 전 밝게 웃으며 “반갑습니다”, “곧 다시 만납시다” 등의 인사를 전하는 등 농민들의 힘찬 성원에 미소로 화답했다.

이튿날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 통일전망대로 이동하기 전 농민들은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앞에서 통일기원제를 열고 통일을 염원하는 장승을 세웠다. 군산시농민회 이영기 회원이 설 연휴를 반납하고 제작한 장승은 ‘평화통일대장군’과 ‘민족공조여장군’으로 앞으로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는 모든 관광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박행덕 의장은 “전국의 농민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여 1박2일 동안 통일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며 “남북정상회담이 꼭 성사되고 남북농민들이 교류하는 그날까지 손 맞잡고 함께 나가자”며 농민들의 통일의지를 북돋았다. 장승 제막 후 통일전망대로 이동한 농민들은 금강산과 북녘 땅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단일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치는 등 북녘으로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애써 달래며 1박2일간의 통일행사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행사를 마친 박 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통일행사를 마친 소감은.

63년을 살며 느껴보지 못한,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비록 짧았지만 남북이 하나 돼 서로의 마음을 울렸다는 점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통일밥상’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건 아쉬울 것 같다.

민족의 정을 나누고자 했다. 조만간 성사되지 않겠나. 북측이 농민들의 행사계획을 잘 알고 있고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것과 순수한 문화행사나 응원전 아니면 공동행사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남측 당국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 북측이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공연을 기획한 것은 여러 여건을 고려해 남측 농민을 초청한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민간 차원의 교류가 남북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막아서는 것 같아 아쉽다.

 

대신 북측 예술단의 공연에 함께했다.

어떻게든 동포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공연을 본 70대 농민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다. 남북 동포 모두가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다만 이 자리조차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친 것은 옥의 티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걱정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더 깊은 민족의 정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 평창투쟁을 ‘1,000명 농민운동가 육성’의 첫걸음이라고 했는데.

가까운 지역의 농민들뿐만 아니라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농민들이 모였다.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농민들이 현장을 찾아 만족스럽고, 조직의 결속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 동지를 얻기 위해선 반드시 하룻밤을 같은 이부자리에서 자야 한다고 했다. 숫자로 정리할 수 없는 동지애와 결속력이 생겼으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만들자고 하는 간부는 향후 자주통일 투쟁을 선두에서 이끌 간부다.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앞에서 열린 전국농민 통일기원제에서 농민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장승을 세운 뒤 통일풍물패와 함께 길놀이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앞에서 열린 전국농민 통일기원제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장승을 세운 뒤 박행덕 전농 의장이 제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은 농민 통일풍물패가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북녘 땅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3일 오전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를 찾은 농민들이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북녘 땅을 바라보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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