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무역적자 FTA로 악화일로

FTA 상대국과 큰 폭 무역적자
올해 일부품목 관세 추가 철폐

  • 입력 2018.02.09 13:47
  • 수정 2018.02.09 13:4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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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문어발식 FTA 체결이 농식품 무역적자 심화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입 상대국은 대부분이 FTA 체결국인데, 수입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다 관세철폐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무역수지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이 발행한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2017년 4분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식품 수입액은 335억달러로 전년대비 8% 증가했다. 2015년부터 수입액 증가세가 주춤하던 차에 다시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농축산물 가운데는 작황이 부진했던 오렌지와 키위 수입량이 8%가량씩 줄어들었지만 체리 수입이 27.8% 늘었고, 국내 가격상승을 틈타 양파 수입이 187.9%나 늘었다. 또 쇠고기·돼지고기·밀·옥수수 등 단가나 물량 규모가 큰 품목들이 5% 내외씩 증가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농식품 전체 수입액 335억달러를 국가별로 세분해 보면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285억7,000만달러로 무려 85% 이상을 차지한다. 애당초 FTA를 대표적인 농업 강국들과 맺었기 때문이며, FTA 체결 이후 수입량이 계속해서 늘어난 탓이기도 하다. 지난해 농식품 수입액의 급격한 증가 또한 사실상 FTA 체결국들이 견인한 결과다.

반면 수출은 FTA 체결국과 비체결국에 비교적 고르게 이뤄지고 있다. 전체 농식품 수출액 71억5,000만원 중 FTA 체결국으로의 수출액은 39억4,000만원. 약 55%의 비율이다. 그 결과 [표]에서 볼 수 있듯이 FTA 비체결국과의 농식품 무역은 비교적 적자폭이 양호하지만 체결국과의 무역에서 250억달러(한화 27조원)라는 엄청난 적자를 떠안게 된다.

문제는 FTA가 체결 상대국에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입장벽을 점점 허물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관세가 철폐된 품목도 상당하지만 해마다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춰 가는 품목들도 많다. 올해는 미국산 오렌지와 호주산 포도, 캐나다산 냉동돼지고기 등의 관세가 ‘0’이 되는 해다. FTA 체결 이전 25~50%의 고율 관세가 붙던 품목들이다.

우리나라 농식품 무역은 태생부터 적자를 면하기 힘든 분야지만, FTA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화근이 되고 있다. 수출이 미미한 신선농축산물은 가공식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때문에 국내 농민들은 생계에 보다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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