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산수유

  • 입력 2018.01.27 10:34
  • 수정 2018.01.27 10:36
  • 기자명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 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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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 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도 끝이 나고, 훌쩍 가을이 오더니 불쑥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어릴적엔 추워지면 곧 방학이 올거란 기대에 마냥 좋았습니다. 요즘 들어선 ‘나는 올 한 해 무엇을 했나, 무엇을 남겼나’ 하는 고민이 깊어집니다.

식물은 명확하게 자기 것을 남깁니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겨울철에 에너지를 한곳으로 응축시킵니다. 식물의 가장 응축된 힘은 씨앗에 있습니다. 뿌리로부터의 기운을 한곳에 모으고 모아, 잎사귀를 버리면서도 놓치지 않는 것이 씨앗을 기르는 것입니다. 겨울의 산수유나무를 본 적 있나요? 봄의 그 화려한 꽃들, 여름의 잎사귀가 다 떨어지더라도 새빨간 열매는 영롱하게 생존의 힘을 모아갑니다. 마치 사람의 피와 같이 붉디붉은 산수유는 눈을 맞으면서도 속을 채워갑니다. 오늘은 산수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산수유는 한의학 본초 분류상 삽정축뇨지대(澁精縮尿止帶)약 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분류에 속합니다. 삽정이라 함은 인체의 소중한 정기가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준다는 말입니다. 축뇨라는 말은 소변의 힘을 응축시켜 강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지대라는 말은 대하 등의 분비물을 막아준다는 말입니다. 정기(정액도 포함), 소변, 지대 전부 생식기와 관계됨을 알 수 있습니다. 삽정축뇨지대약은 주로 간, 신장 등 신체의 하부에 작용해 기운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산수유를 포함해 오미자, 연자육, 복분자 등 씨앗종류가 많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한의학에선 산수유를 사용했습니다. 소아에게 많이 쓰이는 보약인 육미지황탕, 노인에게 많이 쓰이는 보약인 팔미지황탕 등 자주 쓰이는 처방에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게 산수유입니다. 간과 신장의 끌어당기는 힘을 강화해 몸에서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을 때 주로 쓰입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바로 공진단입니다. 저도 피곤하고 지치면 제일 먼저 찾는 게 공진단이지요. 공진단은 당귀, 녹용, 산수유, 꿀 네 가지로 이뤄진 환약입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공진단에 대해 오장을 조화롭게 하고 인체의 기운을 바르게 해 진기를 보충해준다고 나와 있습니다. 공진단의 효능에 대한 논문은 각종 학술지에 꾸준하게 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산수유 추출물은 항산화 효과를 통한 당뇨 개선효과, 암세포 성장 억제효과, 항염증 활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작용이라 할 수 있는 건 당뇨병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당 신생 억제, 췌장 세포 보호, 혈관 내피 손상 억제, 최종 당화산물의 축적 개선 등 다양한 당뇨병 관련 인체기전들을 정상화하는 기능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피부 조직에서 최종 당화산물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여, 주름개선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산수유의 꾸준한 복용이 동안의 비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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