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농축산물 수입액이 10% 가까이 늘어난 반면 국산 농축산물 수출은 오히려 1% 이상 줄어들어 무역적자가 더욱 심해졌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는 엉뚱하게도 가공식품 수출실적 증가만을 내세워 실적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 발표 자료에 따르면 농축산물 수입액은 2016년 99억달러에서 지난해 108억6,100만달러로 9.7% 증가했다. 특히 축산물 수입액이 14.9%로 농·임산물(4.4%)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여인홍) 잠정통계에 따르면 같은기간 농축산물 수출액은 11억940만달러에서 10억9,610만달러로 1.2% 감소했다. 축산물과 과일류 수출이 예년보다 부진했던 결과다.
두 자료를 비교해 수지를 계산해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축산물 무역은 97억6,500만달러, 한화로 약 10조4,4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87억9,100만달러(9조4,046억원)보다 1조원 이상 적자가 늘어난 것이다.
앞서 농식품부는 이같은 농산물 수출실적 감소와 무역적자 심화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실적’ 성장을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농식품은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을 뭉뚱그린 개념이다.
지난해 라면·궐련·맥주 등 수입산 원재료를 대거 사용하는 가공식품들의 수출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의 수출실적을 합산하면 ‘5.6% 증가’라는 계산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증가수치를 크게 강조하고 농산물 수출감소와 무역적자 심화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초 2016년 김치 수출실적 발표 당시에도 대일본 수출량 775톤 감소는 언급하지 않은 채 수십톤 증가한 대중국 수출량만을 부각해 홍보한 바 있다. 부분적 실적 증가만을 내세우며 자화자찬하는 일이 관행화되면서 실질적 실적 감소에 대한 반성이나 책임 소재는 묘연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