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감기 다스리기(2)

  • 입력 2018.01.19 21:03
  • 수정 2018.01.19 21:05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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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감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자 합니다.

감기는 옛말로 ‘고뿔’이라 했습니다. 즉 코에 불이 났다는 의미인데 옛사람들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감기증상은 코에서부터 염증증상이 시작되기에 아마도 이렇게 이름붙인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감기바이러스는 호흡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코의 점막부터 감염되기 시작하며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코를 먼저 감염시키고 이어 인후부와 기관지를 거쳐 폐로 이어지게 됩니다.

감기에 걸리면 왜 콧물부터 날까요? 그것은 감기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우리 몸의 오래된 생체반응 중의 하나입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감기바이러스는 건조한 환경에서 훨씬 오래 살아남습니다. 따라서 콧물은 감기바이러스를 외부로 배출하고 추가 감염을 방지하려는 우리 몸의 노력입니다. 재채기나 기침 등 모든 반응이 감기바이러스를 몰아내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생리반응인 것입니다.

따라서 기침이나 가래가 생긴다고 무조건 진해제나 거담제를 복용하는 것은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켜 낫는다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회복시키려는 경각심을 무시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생길 때는 감기바이러스 자체를 몰아내려는 생체반응에 순응해 우리도 몸의 작용을 돕는 쪽으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몸을 덥게 하고 땀을 흘리는 것입니다.

몸의 체온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바이러스의 활동력은 억제되고 땀을 흘리면 우리 몸의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달라붙어 인체 깊숙이 침투하려는 바이러스의 침입을 사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행동을 귀찮게 여기고 단지 증상만을 없애는 약에 의존한다면 오히려 몸의 면역력을 회복시키라는 몸의 명령을 위반하고 병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감기는 따뜻한 곳에서 잘 쉬다보면 대부분 낫게 되는데, 짧으면 1주일, 길어도 보름이면 낫게 됩니다. 그런데 그 이상 기침이 오래 간다면 이는 이제 감기를 넘어서 기관지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 기침, 가래 등 인후기관지부위 감염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이를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염증치료의 일반원칙에 따라 치료하는 것입니다.

즉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는 걸 의미합니다. 몸을 피로하게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소화시키기 어려운 음식들을 삼가란 뜻입니다.

아울러 염증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가려 먹는 것인데 추천하자면, 추위를 느낄 땐 콩나물에 파뿌리와 마늘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 콩나물국도 좋고, 동태에 무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동태국도 좋습니다. 열감이 있으면 시원한 무즙이나 배즙도 좋습니다.

기침, 가래와 더불어 목이 아플 때 추천하고픈 한방약으로는 감길탕(甘桔湯)이란 것이 있습니다. 감길탕은 감초와 길경(도라지)으로 만든 약인데 하루 복용량은 각각 10~20g정도(마른 것 기준)씩입니다. 이것을 용기에 넣고 약한 불로 1시간 정도 다려서 먹으면 인후부의 염증을 치료하는데 좋습니다.

평소 몸이 좀 찬 분이라면 강황을 추천합니다. 카레로 먹어도 좋고 음식이나 국에 고춧가루 대신 강황가루를 타서 드셔도 좋습니다.

강황에 있는 ‘커큐민(Curcumin)’이란 성분에는 강력한 항염작용이 있어, 인후기관지부위 염증을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게 됩니다. 우리가 음식의 재료로 쓰는 식품 중에서는 강황만큼 항염효과가 큰 식품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한시도 쉴 틈이 없는 것이 농부님들의 일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만물에는 성장할 때와 쉴 때가 있듯이 농부님들도 가능하면 겨울철엔 일을 좀 줄이고 몸을 잘 쉬는 쪽으로 시간안배를 하길 바랍니다. 그래야 원치 않는 감기 등으로 장시간 병고에 시달리는 일 없이 겨울 잘 나고, 내년 새 봄을 힘차게 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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