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업] 남북관계 개선, 물꼬가 터졌다

  • 입력 2018.01.13 19:58
  • 수정 2018.01.13 19:59
  • 기자명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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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모처럼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손바닥을 마주쳤다. 새해 초부터 온 겨레와 전 세계에 좋은 소식을 알렸다.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 북측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 군사당국 회담과 고위급회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이뤄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회담 전부터 예견된 결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군사회담과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와 협력도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치가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합의문 내용도 매우 긍정적이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두 가지 정도 있다.

하나는 이번 고위급회담 및 공동합의문 과정이 ‘일사천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매우 순조롭게 진행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 날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당국 간 회담을 거론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다음날 곧바로 통일부가 북측에 고위급회담을 제안하고, 3일에는 그동안 끊어졌던 통신연락망이 다시 가동되고 곧 이어 북측이 고위급회담 개최에 화답하면서 회담이 성사됐다. 그리고 밀고 당기는 지루한 협상 없이 수월하게 공동합의문이 나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남북 간 회담 및 협상의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졌다.

다른 하나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양측의 적극적인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사실은 이 부분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러한 의지가 밑바탕에 깔려있었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위급회담 및 공동합의문 과정이 신속하고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개최를 축하하고 성공을 기원하는 인사말을 건넸는데, 수구냉전 세력이나 반북 이데올로기에 젖어있던 사람들까지도 트집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정중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북측의 적극적인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연결을 통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이후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면서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 줬다. 바로 이 점이 상당수 전문가들로 하여금 향후 남북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으로 끝나버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국내외 수구냉전 세력의 노골적인 압박과 위협 그리고 발목잡기와 같은 어깃장 시도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한 공동합의문 정신을 양측이 실질적으로 이행한다면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에 나란히 앉을 수가 있다.

모쪼록 우리에게 날아든 이번 소식이 남북관계의 해빙으로 이어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도 재개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중단됐던 농민교류도 다시 이뤄지고, 농업교류협력도 재개되는 그 날이 속히 오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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