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범한 삶이 보장되는 한 해

  • 입력 2018.01.12 16:11
  • 수정 2018.01.12 16:15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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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 한 주의 뜨거운 감자였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기자회견다운’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에서부터 ‘악플’ 관련 논란까지 다소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대통령의 신년사 중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아마 상당수는 ‘평범’이란 단어를 선택하지 않을까?

지난 1년,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다는 말로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민의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신년사를 끝맺었다. ‘특별’을 추구하는 어릴 때와 다르게 다사다난을 겪은 대다수의 성인은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다. 경우에 따라 ‘평범하게만 살자’라는 인생 목표를 세우기도 하는 만큼 ‘평범’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농업과 농촌·농민에게는 더욱.

대통령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는 삶의 질을 누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업전문지 기자로써 농민을 대변하다 보니, 농민도 국민인데 농촌에 거주하는 농민들도 소득 3만 불에 부합하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랐다.

국민의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 보장과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져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에서 최저임금의 인상은 농가 경영비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농민의 삶의 질과 농가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애초에 농가의 소득은 보장조차 되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시장물량에 좌우되는 농산물 가격은 풍년의 역설을 맞아 현장에서 무참히 짓이겨지며 폐기를 피할 수 없고 농작업 도중 발생하는 재해들은 고스란히 농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말처럼 장시간 노동과 과로가 일상인 채로는 삶이 행복할 순 없다. 더 좋아지지 않더라도,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이 맘 편히 농사지으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게 2018년 한 해가 평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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