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 기반, 공동체 회복 나서야”

■ ‘종자와 지역먹거리’
인도 정책연수를 다녀와서

  • 입력 2008.05.13 06:38
  • 기자명 심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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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희 전여농 사무총장
인간들이 정착을 하고 공동체를 이루어 삶을 살았던 시작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이고 종자를 발견하고 서로 도우며 농사를 짓고 먹을거리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여성의 지혜와 역할이 대접받는 시대가 지속됐다.

하지만 이러한 농업이 자본의 논리에 따라 평가되고 재편되며 어느 사이엔가 농민은 농업노동자로 자급자족의 농사는 상품 생산을 위한 농업으로 바뀌었다.

토종, 이제 거의 멸종상태

그 결과 농민들이 가져왔던 전통의 지식 또한 농민의 손에서 기업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전통의 농업은 현대 농업의 특징을 보면 저절로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대의 농업은 녹색혁명형 농업이라고도 하며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농업이라 할 수도 있다. 상품판매를 중심으로 한 농업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내야 한다는 명목으로 넓은 땅에서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더라도 가장 많은 수확량을 올리는 것이 목표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단작과 규모화 상업화를 낳고 농민의 손을 떠난 농작물은 보장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정부정책 또한 식량문제 해결(생산량 확대)이라는 명목으로 농기업과 합작해 단작화와 단일종, 화학농을 요구했고, 이는 외부투입재(종자에서 비료, 농약)를 늘려나갈 수밖에 없었다. 언제 뿌리고 어떻게 재배해야 하는지 기업이 시키는대로 하게 됐다.

또한 이름 없는 토종은 거의 멸종 상태이며 이제는 다국적 종자회사가 씨앗을 독점해 지적재산권을 행사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유전자를 조작한 종자에 그 회사의 농약과 비료가 투입되어야만 싹이 틀수 있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끝없이 추구해온 환금작물의 생산결과는 더 이상 우리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게다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기후변화에 직면해 있고 이제는 광우병 등 각종 먹을거리의 위협으로 우리 모두의 앞에 이미 다가와 버린 것이다.

자연환경 파괴 우리가 끊자

전여농은 그간 신자유주의 반대와 개방농정 반대 민족농업 실현이라는 큰 틀에서 힘 있게 투쟁해왔다. 하지만 우리 개개인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 봤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본주의 삶의 방식에 너무나 익숙하고 농업에 있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기업과 정부의 논리대로 농사를 지어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 우리가 국민농업 통일농업이라는 기치로 저항과 대안의 준비를 시작한다면 인도의 dds는 일찌감치 그 실천을 하고 있었다. 농업의 역사는 여성농민의 가치를 올바르게 인정하고 그들의 지식이 바로 농업의 시작이고 자연과 함께 사회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아직은 멀기만 한 길인 것 같지만 이제 한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농경에 기반한 공동체의 붕괴는 사회에서 개인의 소외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의 파괴로 더 이상 지속가능한 사회 지구의 미래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 결과였지만, 이러한 고리를 끊어내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성농민들은 땅과 작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땅을 바로 자신으로 생각해 왔었고 그들의 생산수단인 종자를 어떻게 보존되고 통제해 가는지 어떻게 선택하고 심어야 하는지 몸으로 체득해 왔었다.

여성들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농업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이고 전여농에서도 그 첫 시작인 토종종자를 복원하는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끝〉


〈심문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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