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새해에는 더 건강하세요

  • 입력 2018.01.07 08:22
  • 수정 2018.01.07 08:24
  • 기자명 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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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지난해 3월부터 한국농정신문 ‘길벗따라 생활건강’ 칼럼 필진에 합류했는데 한 해가 정말 금방 지나갔습니다. 새해가 되면 많은 분들이 금연, 운동, 금주, 다이어트 등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물론 중간에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올해는 이것 하나만큼은 꼭 성공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가지 목표를 정하면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는 일명 ‘멍 때리기’를 주기적으로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멍 때리기는 멍 하니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말하는 일종의 비속어입니다.

현대인들은 미디어에 과잉 노출돼 있습니다. TV, 인터넷, 신문, 잡지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무수히 많은 정보에 노출됩니다. 또한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고 정보를 취득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개인이 접하는 사회적 커뮤니티가 점차 넓어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귀게 되었고요. 그 결과 다양한 사회적 갈등에 노출되면서 훨씬 많고 격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즉, 예전에 비해 뇌가 훨씬 더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쉬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 피로한 현대인의 뇌에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뇌에 휴식을 주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멍 때리기인데, 멍 때리기를 많이 하자는 겁니다. 뇌에는 뇌가 아무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모드네트워크(DMN)라는 부위가 있어서 우리가 멍을 때릴 때 뇌의 다른 부분은 휴식을 취하게 되고 DMN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만유인력의 법칙도 뉴턴이 사과나무 밑에서 멍 때리고 있다가 번뜩 하고 떠오른 아이디어였고, 아르키메데스 역시 목욕탕 안에서 멍 때리다가 왕관이 순금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을 떠올렸다고 하지요. 꼭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는 뇌에게 휴식을 줄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시작된 멍 때리기 대회가 중국 등 외국에서도 개최되는 것은 이런 흐름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예전부터 격한 감정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에 악영향을 주는 원리를 설명했습니다. 노즉기상(怒則氣上), 희즉기완(喜則氣緩), 비즉기소(悲則氣消), 공즉기하(恐則氣下), 사즉기결(思則氣結), 경즉기란(驚則氣亂), 우즉기침(憂則氣沈) 이라고 하여 여러 감정적 스트레스는 기운의 순환을 어지럽혀서 몸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사즉기결(思則氣結), 생각이 많아지면 기운이 뭉치는 기울(氣鬱)증이 되면서 비장을 상하게 되고 가벼운 소화불량부터 심하게는 우울증, 불면증 등을 동반하는 화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의학적으로도 격한 감정의 변화와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감정상태를 지양하고,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 뇌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권했습니다.

저 역시 올해부터는 생각을 덜어내고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뇌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가져볼까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새로운 건강 목표가 있을 겁니다. 너무 거창하게 혹은 너무 어렵게 목표를 세우지 말고, 정말 쉽게 할 수 있는 목표 하나부터 세워서 차근차근 이뤄나가길 바랍니다. 새해에도 더 많이 건강하시고 저 역시 좋은 한의학 건강 정보를 많이 전달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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