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생산비, 통계-현장 괴리 심각

통계청 조사 “1kg 2,467원”
농가 계산은 “3,000원 이상”

  • 입력 2018.01.05 16:33
  • 수정 2018.01.12 10:2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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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통계청이 조사한 2016년도 마늘 생산비는 kg당 2,467원이다. 최근 농협중앙회가 제시한 마늘 계약재배 권장단가는 2,300원, 마늘제주협의회가 최종 결정한 제주마늘 계약단가는 2,700원이다. 산지수집상들 사이에서 슬슬 거론되고 있는 산지가격은 2,500원이다. 통계가 정확하다면 농협중앙회나 제주지역의 가격산정은 아주 몹쓸 수준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2,700원의 계약단가에도 아우성을 치고 있다. kg당 최소 3,000원이 보장되지 않으면 농사를 계속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농민들이 얘기하는 3,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농협중앙회와 제주가 산정한 가격은 아주 몹쓸 가격이 된다.

통계청은 표본농가 조사를 통해 매년 논벼·마늘·양파·고추·콩 5개 품목의 생산비 통계를 내고 있다. 조사 항목은 종묘·비료·농약·수도광열비와 임차료·노동비 등 21개 항목이다. 그러나 논벼를 제외하면 표본 수가 충분치 않은데다 주산지에 치중돼 있어 생산비가 너무 낮게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통계청 2016 마늘 생산비 조사를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노동시간이나 투자비용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산지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이는 항목들이 있다. 통계청이 10a당 10만5,422원으로 조사한 토지 임차료는 평당 1,000원의 실제 산지(제주) 임차료로 계산하면 약 30만원이 된다. 11만8,828원으로 조사된 유기질비료비는 23만원으로, 10만549원으로 조사된 농약비는 3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 농가 측 주장이다. 70만412원으로 조사된 종묘비는 산지에선 144만원으로 잡는다.

위 네 가지 수치만 농가 주장대로 고쳐봐도 kg당 생산비는 3,000원을 훌쩍 넘게 된다. 설사 농민들이 계산 가능한 최대치를 주장했다고 보더라도 통계와 현장 사이에 항목별로 2~3배까지나 차이가 난다는 점은 통계 정확도를 의심해보기에 충분한 정황이다. 농협 제주지역본부가 조사한 마늘 생산비 kg당 2,830원만 해도 통계청 조사치를 훨씬 상회한다.

어찌됐든 우리나라 공식 마늘 생산비는 통계청이 발표한 2,467원이다. 만약 공식 통계가 3,000원에 근접한 수준만 됐다면 농협중앙회도 2,300원의 계약권장단가를 그대로 발표하기부담스러웠을 것이고, 제주지역 계약단가도 2,700원보다는 좀더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의 생산비 통계 2,467원이 농협의 낮은 계약재배 단가 책정에 일종의 면죄부로 작용하고 있다.


* 알립니다
통계청은 지난 8일 위 기사에 대해 △10a당 토지임차료가 10만5,422원으로 낮게 조사된 것은 토지자본용역비(9만7,734원) 항목이 따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며 △2017년산 마늘생산비는 kg당 2,765원으로 2016년산보다 다소 높아졌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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