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대추에 대하여

  • 입력 2017.12.31 11:34
  • 수정 2017.12.31 11:36
  • 기자명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 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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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 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지난번 칼럼에서는 생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늘은 한의학에서 강삼조이(薑三棗二 : 생강 3조각, 대추 2개)라 불리며 생강과 함께 따라다니는 대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추도 생강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음식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선 한의학적 분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추는 보익약(補益藥)에 속합니다. 기운을 북돋고 보충해주는 약을 보익약이라 합니다. 예전에 한번 살펴봤듯, 보익약은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되는데, 보기·보혈·보양·보음이 그것입니다. 인체의 기, 혈, 음, 양을 보충한다는 뜻입니다. 대추는 보익약 중에서 보기약에 속합니다. 기운을 나게 하는 약이라는 뜻입니다. 주로 작용되는 곳은 비위(脾胃)로 소화기에 그 목표가 있습니다.

기운이 너무 없으면 밥맛이 우선 없어집니다. 기운이 빠져서 소화도 잘 안 되고, 밥맛도 뚝 떨어지지요. 그 반대도 마찬가집니다. 밥을 못 먹으면 기운이 빠집니다. 이런 상태를 ‘비위가 허약하다’라고 한의학에선 인식합니다. 그럴 때 주로 쓰이는 약이 인삼, 황기 등의 약재입니다. 대추는 그런 기운을 보충하는 약재의 보조약재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다양한 약의 효과를 중재시켜 부드럽게 소화흡수되는 역할도 합니다. 강하진 않지만 약한 해독작용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독을 약으로 쓸 때 보조약재로 사용해 효능을 눌러줍니다.

약리학적으로 보겠습니다. 대추의 추출물은 항염증, 항 알레르기 작용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신경계에 대한 진정작용이 있다는 점입니다. 논문 보고 상으로는 발작의 경련을 억제시켜주고, 인지력 장해를 개선하는 효과가 보고됐습니다.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의학적 용어로 장조증(藏燥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중년 여성이 슬피 울기를 잘하며 마치 헛것에 들린 것 같기도 하고 자주 하품하는 증상입니다. 현대 의학적으로 보면 발작성 정신병이며 여성 환자, 특히 과부, 노처녀들에게 많으며, 17~18세부터 20~30세에 가장 많이 보입니다. 히스테리성 질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장조증 증상에 한의학에서는 대추를 주로 활용한 처방들을 사용했습니다. 대추만을 단독으로 불에 태워 가루를 낸 후 미음에 먹기도 했고요, 감맥대조탕이라는 처방 등을 사용해 치료하기도 했습니다.

음식 중에 대추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바로 삼계탕입니다. 인삼과 닭의 따뜻한 기운으로 기력을 보충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이지요. 여기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대추입니다. 달콤쌉쌀한 그 맛도 맛이지만, 인삼의 기운을 조화롭게 흡수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그 대추가 독을 흡수한다, 지방을 흡수한다는 말이 있어 대추를 빼고 드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삼계탕 속의 지방 함량과 대추의 지방 함량이 같다는 것은 실험적으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독과 관련된 부분은 독을 오히려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지, 대추가 독을 흡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대추도 꼭 드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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