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의 원리, 책에서 현실로

[농협, 새 희망의 길을 찾다⑫] 종합

  • 입력 2017.12.22 15:07
  • 수정 2017.12.22 16:48
  • 기자명 이경태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총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경태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 총무]

한국농정신문은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공동기획으로 한 해 동안 모범적 지역농축협을 찾아 농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했다. 농업계에선 줄기차게 농협 개혁을 요구해왔지만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이 결국 지주체제로 마무리됐고 이에 농협 중앙 차원의 개혁이 어렵다면 현장인 지역농협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을 쫓아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였다. 공동기획은 이번 종합 기사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고산농협은 로컬푸드 1번지로 통하는 전북 완주에서 농민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농협이다. 지난 3월 고산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인 웰컴센터에서 국영석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고산농협 파이팅”을 외치며 밝게 웃고 있다. 한승호 기자

사회 각 분야에서 적폐 청산과 새 희망을 위한 분주한 걸음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농업부문에서는 농협 개혁이 핵심과제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농정신문과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는 농협 개혁의 마중물이자 전파자가 되기를 희망하며 공동기획으로 [농협, 새 희망의 길을 찾다]를 진행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11개의 농협을 방문했으며, 조합장뿐만 아니라 직원, 조합원 등 구성원을 골고루 만나 입체적인 취재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기획취재만으로 ‘모범적인 농협의 상’, ‘지역농협을 이렇게 개혁하자’, ‘농협중앙회 개혁의 해법 제시’ 등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잘하는’ 농협들을 유사하게 관통하는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이를 종합해 새 희망의 단초를 만들고자 한다.

첫 번째, 모범적 농협은 농민들의 요구와 이익을 우선시 한다는 점이다. 농산물을 제 값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나 농민들이 생산한 것은 무엇이든, 어떻게든 팔아준다는 인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농협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조합원 중심 운영은 복지나 의료와 같은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 종합복지센터를 꿈꾸는 농협도 있다.

두 번째는 경제사업 강화에 운영의 초점을 뒀다는 점이다. 농자재 마트 등을 만들어 조합원들의 구매 단가를 낮추고, 기존과 다른 판매 전략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혁신적이거나 최적화된 판매사업 방식을 찾아냈다. 신용사업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농협 운영이 아니라 경제사업 중심의 농협다운 농협 운영을 추진한 것이다.

세 번째는 교육을 중요시 했다는 점이다. 교육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를 높이고 이를 통해 조합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농협의 사업에 참여하도록 힘쓰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조합장들은 협동조합이 성공하려면 교육이 제1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는 조합원과 농협간의 신뢰와 협력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농협에서는 그간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작은 약속도 지키는 것에서부터, 조합운영의 투명한 공개 등을 추진하는가 하면 직원과 조합원간의 만남과 소통을 적극화해 신뢰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계약재배율을 높여내는 등 조합원의 사업 참여를 늘려 농협 활성화의 추진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농업 개혁에 나섰다는 점이다. 고령농민을 위한 농작업 대행, 농기계 임대사업, 토양개선 사업, 작부체계의 전환, 혁신적 농법 도입 등에 적극 나섬으로써 지역농업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지역농업의 미래를 준비했다.

사실 위와 같은 것들이 새로 만들어냈거나 특별한 운영방식은 아니다.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원칙이자 원리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찾은 농협들이 ‘모범’이 된 원동력은 그 동안의 적폐와 관습을 뒤로하고 협동조합의 원리를 책 속에서 끌어내 현실로 만들어보자는 의지와 실천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농협의 유지조차 버거워지는 농업현실 속에서 이제 농협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다.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농민들과 과감하게 한배를 타고 협동의 힘으로 노를 저어야 농협이 살길도 열릴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