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농부들, DMZ 두루미와 ‘공생’을 그리다

철원 두루미 국제심포지엄 열려 … 한·중·일 전문가 정보교류 협약

  • 입력 2017.12.15 13:17
  • 수정 2017.12.15 13:20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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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 두루미 국제심포지엄(사진)이 ‘DMZ 두루미와 철원 농부의 공생방안’이라는 주제로 지난 8일과 9일 한탄리버스파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및 현명한 이용 사업’이라는 주제로 ‘철원두루미협의체(협의체)’가 추진한 사업의 내용과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다.

협의체는 핵심사업으로 △무논 조성 △우렁이 먹이주기 △볏짚 존치 △전신주 표식 부착 △두루미 모니터링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이중 무논 조성은 가을걷이 후 논에 물을 가두어 놓는 사업이다. 미꾸라지, 우렁이 등 다양한 수서생물이 깃들어 먼 길 오느라 막대한 에너지를 쓴 두루미류에게 훌륭한 먹이터가 된다. 볏짚 존치는 생물다양성관리계약 사업지와 중복되지 않는 곳에 실시해 농민의 참여와 혜택을 늘리고자 했다. 또한 전신주와 전선에 노란색 표지를 달아 두루미가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했고, 협의체 소속 주민들이 두루미 개체수를 모니터링하며 공식적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위와 같은 노력으로 철원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사업지 대부분이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조성돼 두루미류가 민가나 농장으로부터 자연스럽게 격리돼 조류독감전파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또한 두루미 탐조관광으로 해당 접경지역 주민들은 농한기에 관광객을 유치해 식대나 농산물 판매로 소득을 올렸다.

철원의 사례에 이어 △북한 안변의 두루미 서식 현황과 한반도 두루미 생태통일 방안 △구시로 두루미 보전활동과 주민·정부의 역할 △이즈미 두루미 보호 활동으로 본 철원 농부의 역할 △다만 강 하류 습지보전 복원 활동과 동북아 두루미 네트워크 전략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발표가 펼쳐졌다. 한·중·일 전문가 간 정보교류를 하자는 협약도 맺었다.

행사장 진입로엔 지역 사진가들이 ‘두루미 사진’을 전시했고, 한 켠에는 오대미를 비롯한 지역 특산품을 진열했다. 전영국 순천대 교수가 이끄는 춤팀이 사전 행사로 학춤을 공연했고, 중간 휴식시간엔 지역 초등학교 아이들이 두루미 주제의 동요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튿날인 9일에는 해당 사업지를 둘러봤다. 이번 행사는 ‘두루미’를 주제로 생태·농업·학술·예술·관광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심포지움으로 마무리된 3년간의 사업은 한국전력 경인건설처, 원주지방환경청과 철원군청, 철원두루미협의체, 한국생태관광협회 협력으로 진행됐다. 핵심 사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지역민의 참여를 늘려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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