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 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문제] ④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반드시 막는다

단골손님 내쫓는 농협!

  • 입력 2017.12.03 14:34
  • 수정 2017.12.03 18:44
  • 기자명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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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 문제를 이번엔 뿌리 뽑을 수 있을까? 농협은 내부지침에서 수입농산물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판매를 끊임없이 반복해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이번엔 끝장을 보겠다고 선포한 가운데 농협의 수입농산물 판매가 반복되는 원인과 그 해법을 4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1. 농협, 수입농산물 얼마나 들여오나?

2. 수입농산물 판매 반복되는 이유

3. 판매 금지, 법제도로 강제해야

4. 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반드시 막는다

지난달 충남의 어느 농협 조합장은 지역 신문에 농협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판매의 정당성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나나가 없어서 발길을 돌리는 고객을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관찰력과 경영의 책임감이 대단히 높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그런 고객도 있고, 수입 바나나가 없어 경영의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조합장은 더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농협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가지며 농협을 찾는 고객은 어떤 분들일까?

이른바 ‘단골손님’은 장사의 밑천이고 단골의 향방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될 정도로 중요하다. 농협만큼 단골손님이 많고 견고한 곳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어머니 같은 농업이 있고, 농업을 떠받드는 것이 농협이라는 국민의식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식은 수천년의 역사와 연관돼 있고, 민족성, 향토애, 공동체의식 등이 버무려져 있다. 그리고 농민에 대한 국민들의 한없는 믿음과 위로도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IMF 사태’ 때 기라성같은 금융사가 무너졌어도 오히려 농협은 국민금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농협의 하나로마트도 마찬가지이다. 국민들은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에 대해 일단 믿고 본다. 안전한 농산물이고 속이지 않는 가격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 농산물이고 지역 농산물이라는 인식도 함께 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로마트의 그간 영업이 쌓은 성과도 있겠지만 앞서 말한 대로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강한 이미지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렇게 단골손님이 형성되고 커진 것이다. 이분들과 함께 농협과 농민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바나나, 파인애플, 체리 등 수입농산물이 제일 앞쪽 진열대를 차지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농협의 이미지가 아닌 대형마트의 이미지를 닮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영업수익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농협의 이미지는 부식되고 있다. 단골손님은 떨어져 나가고, 국민의 사랑도 식어가는 것이다.

그 지역농협 조합장은 바나나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고객은 봤어도, 농협만을 고집하는 수천만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못 본 것이다. 단순히 경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을 키워준 은인을 몰라보는 배은망덕이라 할 수 있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농협에게 강하게 질타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판매는 소탐대실’이라고. 정확한 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단골이 말하는데도 듣지 않는 농협 조합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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