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 지속가능하려면 국산 원유 활용해야

탈지분유·유크림 제조 ‘가짜우유’ 논란에 소비자 혼란
시장개방 돌파구 필요 … “성인이 우유 마시고 싶어해야”

  • 입력 2017.12.01 09:56
  • 수정 2017.12.01 09:57
  • 기자명 배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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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이른바 ‘가짜우유’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8일 컨슈머리서치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딸기·바나나·초코·커피 등 맛과 향이 첨가된 가공우유 6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원유가 전혀 함유되지 않거나 50% 미만인 제품의 비중이 88.3%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가공유는 환원유, 혼합탈지분유, 유크림 등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소비자들은 ‘가짜우유’에 속았다며 명확한 표기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국내산 원유사용 확대를 위해 낙농관련 단체들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국립축산과학원과 낙농연구회가 공동으로 ‘소비자 시각에서 본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득환 낙농연구회장은 “우유 및 유제품의 소비는 지난 10년 동안 증가했지만 원유 생산은 감소했고, 유제품의 해외 의존도가 크게 상승했다”며 “지난 10월 한-미 FTA의 개정협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우리 낙농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할 때”라며 심포지엄의 막을 올렸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가 바라본 우유 및 유제품’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하면서 “청소년기에는 급식을 통해 우유를 먹었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우유 섭취가 끊어지다시피 한다. 대학생 시기에 우유소비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커피, 탄산음료, 주류와 달리 스무살 이상의 성인이 우유를 마시고 싶어 할 상황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생수도 몇 십만원을 주고 사 먹는 시대에 우유는 그동안 뭘 했나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부정적인 인식이 우유소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인식만을 바꾼다고 우유 소비가 늘지는 않을 것이다. 목표 소비자를 설정하고 그들이 왜 우유를 마셔야하는지 이미지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신호 서울우유협동조합 중앙연구소 박사는 음용우유 시장을 분석했다. 서울우유는 전체 유제품의 소비는 늘고 있으나 정체된 우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박사는 “유지방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늘어난 탓인지 미국도 우리나라도 저지방우유의 수요가 줄고 다시 전지방우유의 소비가 늘고 있다”면서 “유당이 분해된 락토프리 우유 시장도 지난해 약 93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124%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흰 우유만이 아닌 가공우유에도 락토프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가공우유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유명 캐릭터를 접목한 제품의 출시가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 박사는 “포장으로 과당경쟁을 이어오는 것은 위험수위를 지났다. 이런 우유들은 국산원유를 쓰지 않고 혼합탈지분유나 수입산 탈지분유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제품을 만드는 레시피도 10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저감화 가공우유와 같은 가격경쟁력에서 벗어난 제품의 개발과 국산 원유사용 확대에 대한 숙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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