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페인 고령농부 호세씨의 하루

호세 라몬 누르히온도

  • 입력 2017.11.24 16:10
  • 수정 2017.11.24 16:18
  • 기자명 김정열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지역에서 고령 농민 호세 라몬 누르히온도(75)씨를 그의 농장에서 만났다. 호세씨의 집은 우리 농촌의 농가와 다를 바 없었다. 집 앞 텃밭에는 여러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으며 한 켠에는 작은 우물이 있고 그 우물에는 포도주 서너 병이 담가져 있었다. 부지런한 호세씨의 손길 덕에 텃밭 채소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4남매를 둔 호세씨는 현재 농장에서 부인, 아들과 함께 지내며 43년째 농사를 짓고 살아가고 있다.

 

호세씨가 방목해 키운 양의 젖을 짜 본인이 직접 만든 치즈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지금 농사짓고 있는 작목은?

10년 전 농사일선에서 은퇴를 했다. 이제는 아들이 농사를 짓고 나는 그 일을 돕고 있다. 주업은 치즈를 만들어서 파는 것이다. 양이 320마리 정도 있는데 초지에 방목해서 키우고 있다. 양의 젖을 짜서 치즈를 만든다. 치즈는 12월에 만드는데 2개월간 숙성시켰다가 2월부터 1년 내내 팔고 있다.

 

직접 만든 치즈는 어디에 판매하나?

치즈는 주로 근처 시장에 내다 판다. 그런데 이곳의 시장이 작아서 우리가 생산한 것을 다 팔지 못한다. 이 지역 치즈생산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직판장이 있는데 거기에 내기도 한다. 그리고 직접 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판매하는 것도 있다.

 

치즈 말고 다른 생산 품목은 없나?

치즈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가족들과 매일 이 지역 전통방식으로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호세씨의 하루 일과를 설명해 달라.

보통 아침 5시에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산으로 가서 방목하는 양을 둘러본다. 그리고 집에 와서 아침을 먹고 빵 만드는 일을 돕는다. 점심을 먹고는 잠깐 쉬었다가 오후에 농장 주변의 제초작업을 하고 텃밭을 돌본다. 그러다 보면 저녁이 된다.

 

활동하는 농민단체가 있나?

에네비즈카야(스페인 바스크지역 농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에네비즈카야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집 살 때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는데 여기에서 도움을 준 덕에 잘 해결됐다.

 

스페인정부나 지방정부에서 노인 농민들을 위한 지원정책이 있나?

수입이 없다고 신고를 하면 지원금이 나오는데 아주 적다. 1달에 700유로(90만원 정도) 수준이다. 지원금은 얼마나 오랫동안 일 했는지에 따라 다르다. 수입은 세금 신고하면 나오니까 그것으로 본다. 65세 이상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그 외 다른 지원 정책은 없다. 다만 비상시에는 사회보장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농민으로 살아가는 게 행복한가?

한 때 세탁기공장에서 일한 적도 있었는데 그만뒀다. 농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나는 자유롭게 일 하는 것이 좋다. 양을 키우는 것도 좋다. 동물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사니 행복하다.

 

※ 이 기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