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리 거리, 수십년 세월 넘어선 우정

제주농민, 부천 청소년들과 끈끈한 교류

  • 입력 2017.11.12 10:19
  • 수정 2017.11.13 09:4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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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7일 제주 남원읍 신흥1리 농민들이 부천을 방문, 송내동청소년문화의집 나래 청소년들과 교류행사를 가졌다. 송내동청소년문화의집 나래 제공

제주 농민들과 부천 청소년들의 거리와 세월을 넘어선 각별한 우정이 눈길을 끈다. 도시의 청소년에게 농민들은 정서적인 멘토가, 농민들에게 청소년은 새로운 활력이 되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경기 부천에 위치한 ‘송내동청소년문화의집 나래(관장 조윤령)’는 청소년의 행복과 민주시민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문화공간으로, 지난 2015년 제주 역사기행 중 서귀포 남원읍 신흥1리(이장 오관필) 농민들과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됐다.

나래 청소년들은 이후 매년 신흥리를 방문해 감귤농활 등 교류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땐 ‘반드시 왔을 것’이라는 믿음만으로 사전약속 없이 광화문에서 상봉하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지난 7일엔 내륙 선진마을 견학차 올라온 신흥리 농민들이 일정을 할애해 부천을 방문, 학생들이 준비한 연극 공연을 보며 화목한 시간을 보냈다.

고교 때 농민들과 인연을 맺은 대학생 고영주씨는 “몇달 전 우리끼리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가 협재(제주 서북단)에서 신흥(제주 동남단)까지 버스로 세시간, 80정거장을 달려갔다. 힘들어도 제주도에 가면 반드시 찾아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흥리 농민 김윤천씨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친척, 가족이나 다름없다. 다음달에도 또 농활을 오겠다고 준비하고 있더라”라며 즐거워했다.

조윤령 나래 관장은 “농민들이 아이들 얘기를 너무 잘 들어주고 정서적으로 매우 좋은 교육 기회가 되고 있다”며 “교류협약을 맺을 당시 ‘신흥2리가 소멸하지 않고 나래가 해산할 때까지 관계를 유지한다’고 약속했었는데, 충분히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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