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피해 농산물,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

경북 봉화 농가가 직접 나서서 만든 ‘호랑이 사과’

  • 입력 2017.11.11 18:31
  • 수정 2017.11.12 15:33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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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봉화 우박 피해 사과 농민들은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백두대간 봉화 사과Day' 행사를 개최했다. 봉화군농어업회의소 제공

우박 피해를 입은 경북 봉화의 사과농가들이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호랑이 사과’를 탄생시켜 홍보와 판매 촉진에 직접 나섰다.

지난 6월 경북 일대에는 유례없는 우박 폭탄이 쏟아졌고 7,982농가가 5,881ha의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그 중에서도 봉화군의 피해가 가장 심각했으며 작물 중에서는 사과의 피해가 가장 컸다. 과실 표면에 기계적 손상을 입힌 것은 물론 강한 돌풍을 동반한 우박에 나뭇가지까지 손상된 경우가 허다했다. 게다가 상품성을 잃은 과실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과 농가들과 봉화군농어업회의소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지역에서 전해오는 고유설화인 ‘호랑이 장가드는 날’을 모티브로 ‘호랑이 사과’를 탄생시킨 것이다. 1991년 일본의 사과 주산지인 아오모리현에 몰아친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입시에 합격할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접목해 ‘합격 사과’로 성공한 사례를 참조했다. 봉화에서는 우박이라는 불행을 이겨낸 농민들의 불굴의 의지와 악운을 몰아내는 백두대간의 호랑이를 결합시켰다.

‘백두대간 호랑이 사과’라는 브랜드를 제작했고 민화 속 해학적인 호랑이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행운을 부르는 봉화사과를 홍보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달에는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백두대간 수목원 및 사과 농가에서 ‘백두대간 봉화 사과DAY’라는 행사도 개최했다.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자 행정기관에서 지원도 이어졌고 군비와 도비 지원을 받아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박연홍 봉화군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은 “농민 스스로가 만든 작품이라는 데 의의가 크다”며 “올해 첫 시도에 대부분이 만족하지만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시켜 봉화군 호랑이 사과를 전국에 알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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