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후 ‘뚝’ … 배추·무 가격 급락

김장철 앞두고 가파른 하락
불과 보름만에 반의 반토막
가을·겨울작형 생산량 증가
가격 추가하락 가능성 높아

  • 입력 2017.11.03 15:11
  • 수정 2017.11.03 15:1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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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여름내 가격호조를 이어 가던 배추·무 가격이 김장철을 앞두고 곤두박질쳤다. 기상여건으로 인해 줄어들었던 출하량이 작기전환을 맞아 회복되면서 예견된 가격하락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1만원대 고공행진을 계속해 온 배추(10kg)·무(18kg) 도매가격은 추석 직전인 지난달 3일 나란히 2만원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추석이 끝난 직후부터 곧바로 급락세가 시작됐다. 지난달 10일을 전후로 1만원선이 무너진 뒤 중순 이후부터는 배추 3,000~4,000원, 무 5,000~6,000원의 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고작 보름새 반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작기가 전환되고 출하량이 회복되면서 배추·무 가격이 추석 이후 급격하게 하락했다. 한승호 기자

뭄·폭우 등 기상여건으로 인해 한때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지만, 준고랭지2기작 작황이 양호한데다 가을작형 출하까지 시작된 결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에 따르면 올해 배추·무 가을작형 생산량은 재배면적과 단수의 동반증가로 각각 30%가량씩 늘어날 전망이다. 뒤이어 나올 겨울작형은 배추가 26%, 무가 46%나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격은 계속해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겨울작형 주산지는 특히 걱정이 태산이다. 전남 해남의 배추농가 이점씨는 “겨울배추 포전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격이 하락하자 상인들이 눈치게임을 하는 분위기다. 이미 크게 떨어진 가격인데, 출하기가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제주 성산읍의 강동만씨는 “강원도·충청도에서부터 무 출하가 일주일씩이나 밀리고 있다. 이대로 제주로 내려오면 10일 이상 밀리는건데, 가뜩이나 월동무 생산량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격폭락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가파른 가격하락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는 지난달 27일 김장채소 수급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10월 말까지 배추 1,000톤, 무 2,000톤 수매비축을 계획해 현재 완료했으며 11월 중에 생산·출하안정제를 활용한 배추 2만톤, 무 1만톤 수준의 생육단계 면적조절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배추·무 도매가격은 이달 초 각각 4,000원대와 7,000원대로 소폭 반등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배추·무 가격이 수급조절 매뉴얼상 그렇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최근 시행하고 있는 수급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낙관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현장에선 우려의 시각이 훨씬 더 강하다. 가락시장 도매시장법인 관계자 또한 “최근 산지의 기온하락으로 출하가 주춤해 가격이 잠깐 올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달까지 계획된 수급대책을 진행한 뒤 12월 이후 작황과 기상여건을 살펴 추가 대책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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