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70세 농부, 연소득 ‘6,500만원’

지쿠야마 가즈오(일본 히다시 시금치 농가)

  • 입력 2017.10.27 13:39
  • 수정 2017.10.27 13:4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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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히다시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는 시금치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히다 시금치는 시 전체 농업생산액의 16.5%를 차지하는 대표작물로,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전국구 명산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정부의 가격지지 및 연금정책을 통해 보장받고 있는 고령 시금치농가 지쿠야마 가즈오씨의 소득은, 우리나라 농민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히다에서 시금치 농사를 45년째 전업으로 하고 있다. 규모는 70a(약 2,100평)다. 정부 지원으로 수확기, 저장고, 포장시설 등을 갖추고 연간 3.6kg 박스 1만개를 출하한다. 평균단가는 박스당 2,300~2,400엔이다. 올해 70세이고 아내, 아들 부부와 고령 주민 8명을 고용해 일하고 있다.

농사일은 어떻게 돌아가나.
50m 하우스 29동이다. 한 동에서 1년에 4~5번 수확을 한다. 씨 뿌려서 수확하기까지 여름엔 30일, 봄·가을엔 40일이 걸린다. 4월부터 11월까지는 추석과 5월 연휴때나 하루 정도 쉴까 나머지는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작업을 한다.

한국은 갈수록 농사짓기 힘들어지고 농촌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일본 농촌은 어떤가.
마찬가지로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 20년 동안 특히 고령화가 심해졌고 근처에도 나이 들어 농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농사 자체를 좋아해서 일은 힘들지 않고, 가격이 기준 밑으로 떨어지면 나라에서 보전해 주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다.

45년 동안 농사지으면서 가격 문제로 밭을 갈아엎거나 빚더미에 앉은 경험은 없나.
글쎄,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규모도 매출도 큰 굴곡 없이 지금까지 이어 온 것 같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받는 보전금이 아주 넉넉하진 않아도 빠듯하게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정도는 된다.

현재 개인 소득은 어떻게 되나.
지금은 경영권을 아들에게 넘긴 채 월급받고 일하고 있다(웃음). 1년에 내 몫으로 300만엔(한화 약 3,000만원) 정도가 돌아온다. 70세 노인 치고 많은 소득이다. 그리고 국민연금과 농업자연금을 합쳐 월 15만엔을 받는다. 아내의 연금까지 합하면 월 30만엔(약 300만원)이다. 농업소득에 부부의 연금을 더하면 1년에 총 660만엔(약 6,500만원)이 된다.

믿기지 않는다. 한국 농민들은 1년 농사지어 100만원씩 빚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러면 한국 농민들은 왜 농사를 계속 짓는 건가. 빚을 지어가면서까지 농사를 지을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 이 기사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취재·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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