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주권’ 국제화할 때

프랑스 반세계화 농민운동가 조세 보베

  • 입력 2007.07.30 14:40
  • 기자명 관리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세 보베 씨는 반세계화 운동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의 농민운동가 이다.

 조세 보베 씨는 지난 1999년 미국이 유럽연합(EU)의 호르몬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에 맞서 프랑스산 로크포르 치즈 등 유럽 농산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자, 프랑스 치즈를 지키기 위해 남부 미요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화의 상징인 맥도널드 매장 공사현장에 트랙터를 몰고 들어가는 시위를 벌여 반세계화 운동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 전농이 주최한 식량주권대토론회에서 토론에 참가한 조세 보베 ⓒ한국농정 정근영 기자

 그러나 그 일로 3개월 형을 선고받고 2002년 상반기에 약 1개월 반 동안 실형을 살았으며 시라크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났다가, 올해 프랑스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식량주권이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농민동맹주권이라는 운동조직에 의해서 식량주권운동이 시작됐다. 또한 농민·소비자·국민들이 모여서 식량주권을 실현시키기 위한 연대조직도 만들고 있다.

이 운동은 지방의 작은 도시까지 번져나가고 있으며, 이를 유럽 전 지역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5일전(6월 2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식량주권투쟁협회가 창립되고 있는 상태였다. 우리가 이 투쟁에서 국제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즉, 유엔이 인정하도록 만들려면 각 정부를 상대로 많은 것을 알려내고 투쟁해야 한다.

 각 정부가 앞장서서 유엔에 하나의 조약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우리(프랑스)가 맨 처음 한일은 2004년에 유엔 사무총장과 식량주권에 관한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식량주권의 개념과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있게 설명했고 매우 환대를 받았다. 식량주권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기나긴 투쟁이 될 것이다.

-한·EU FTA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에 이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유럽연합이나 프랑스 농민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유럽연합과의 FTA가 체결되면 한국 낙농업은 바로 무너질 것이다.

 유럽 또는 프랑스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은 자동차 문제이다. 프랑스 노동조합 같은 경우 가격이 싼 한국의 자동차가 유럽시장으로 수입되면 더 많은 실업을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반면에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 것처럼 EU의 낙농제품에 대해서는 그러한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농민운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칸쿤과 홍콩에서 있었던 투쟁은 전 세계 농민운동이 한자리에 모여 WTO의 논쟁을 확대시키는 농민들의 모임이었다. 특히 이경해 선생님의 상징적인 행동은 정신적, 심리적, 정치적, 여론과 전 세계 WTO 대표단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경해 열사가 보여줬던 모습은) 비극적이었지만 매우 소중한 농민운동의 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한국, 아시아농민들의 홍콩 투쟁은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한국 농민들의 조직적이고 집중적인 행동은 WTO 협상에 농업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가난한 나라일수록 농업은 정말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

 미국, 유럽연합과 같은 두 강대국은 이 협상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 말을 인용하자면, “우리는 버터도 원하고 버터를 팔아서 남긴 돈도 원한다. 즉 강자들은 모든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한국농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농민들이 진행하고 있는 쌀 개방 반대 투쟁전략은 농업문제를 국내 여론중심으로 끌어들이는데 큰 역할을 했고 이는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농민은 항상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한데 뭉치지 않으면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그래서 한국에서 올해 11월에 계획된 FTA 반대투쟁을 통해 국회비준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농민뿐만 아니라 빈민, 노동자, 학생 등이 강하게 연대해야 한다.

 진심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정부가 그토록 한미FTA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시킬 자신이 있다면,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차원에서 국민투표를 지금 당장이라도 실시해야 한다.

〈최병근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