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 비리 온상 전락”

교수채용 부정심사로 합격자 뒤바뀌어
향응 수수·성적 조작·허위 인건비 청구 문제도

  • 입력 2017.10.15 11:15
  • 수정 2017.10.15 11:18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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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한국농수산대학교가 지난해 8월 17일 낱글자의 피켓을 들어 청렴의지 슬로건을 완성하면서 전 직원의 청렴의지를 되새기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 제공

한국농수산대학(총장 김남수, 한농대)에서 그 동안 있었던 부정채용 및 비리 문제가 거론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의원(자유한국당, 충남 예산·홍성)이 지난 1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농대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특정지원자에게 부당하게 점수를 몰아줘 합격자를 뒤바꾸고, 불법 비리행위를 적발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제 식구 감싸기를 한 걸로 드러났다.

홍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넘겨받은 지난해 한농대 정기 감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농대는 2013년 1월 말산업학과 교수 신규채용 과정에서 전공심사 점수를 25점 이상 줄 수 없음에도, 규정을 무시하고 심사위원들이 최종합격자에게 48점, 34점을 주고 그 점수를 학교 측이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합격 대상자가 떨어져 최종합격자가 뒤바뀌기도 했다는 게 홍 의원 측의 입장이다.

이런 채용부정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근거규정이 없다며 그냥 넘어갔다. 뒤바뀐 합격자는 지금도 교수직을 유지 중이며, 실제 합격해야 할 지원자에겐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채용업무를 총괄한 교수부장은 채용부정에도 불구하고 경징계인 견책만 받고 현재까지도 교수부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한농대 소속 40여 명의 교수 중 공식적으로 10명 이상의 교수들이 횡령 및 금품수수 등 각종 불법 행위로 징계를 받은 걸로 드러났다. 홍 의원 측에 따르면, 한농대의 한 교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실제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졸업생 2명에게 23개월 간 인건비 6,500여만원을 허위 지급 뒤, 7회에 걸쳐 3,700만원을 되돌려 받고 버섯 농장실험을 의뢰한 농장주에겐 860만원의 인건비를 과다지급하고 68회에 걸쳐 총 7,6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교수는 연구과제 수행 시 연구원 인건비를 다시 돌려받는 식으로 총 487만원을 받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이외에도 실습 성적평가 시 100% 참여해도 감점을 주고, 현장교수 평가점수를 임의대로 수정하며, 학교소집 불출석이 없음에도 감점하고, 전산 산출 성적을 교수가 임의 수정하는 등의 성적 조작 문제도 드러났다.

홍 의원은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농업인재의 산실인 한농대가 수많은 비리와 불법으로 얼룩져 왔다”며 “모든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개혁해 어려운 농어업을 살리기 위한 청년 농업일꾼을 양성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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