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1kg당 3,000원 보장돼야”

[인터뷰] 정학철 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

  • 입력 2017.10.13 23:57
  • 수정 2017.10.14 00:07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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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
 

쌀값 보장을 위해 소리 높이는 현장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정학철 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이다. 한창 가을걷이를 해야 할 수확철에도 불구하고 전남 화순에서 서울을 당일치기로 다녀갈 만큼 쌀값 보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로 바쁜 정 총장에게 정부의 쌀 대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농민이 쟁취코자 하는 쌀 1kg당 3,000원의 의미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장관이 주장한 쌀값 15만원/80kg, 어떻게 보는지?

15만원이라는 목표치, 사실 너무 낮다. 지금 현재 쌀값이 30년 전이라고들 하는 데 그걸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또 일단 목표치 자체가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 보니 대책 또한 그에 맞춰 낮아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이번 수확기 대책에 정부매입 물량을 72만톤으로 정한 것도 계산해 보면 쌀값 15만원선 회복에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또 농업계는 정부 매입물량 100만톤을 주장했으나 수확기 쌀 대책으로 확정·발표된 것은 72만톤이다. 지금 현재 72만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하기 애매한 게 예년보다 늘었지만 쌀값 15만원 이상을 기대할 순 없는 수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쌀값 추이를 지켜보는 방법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농민이 주장하는 쌀값 1kg당 3,000원, 어떤 의미인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우선, 그 동안 쌀 가격을 80kg 기준으로 얘기했기 때문에 국민 입장에서 쌀값이 터무니없이 높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9월 말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할 때 현장 경찰관은 “식당 공깃밥이 1,000원이기에 밥은 남기는 것 없이 그냥 본전치기로 주는 건 줄 알았다”고 말했다. 밥 한 공기 쌀값이 150원이라 하니 공깃밥이 1,000원인 이유를 알겠다는 경찰관처럼 국민 대부분은 농민이 아니기 때문에 80kg을 기준으로 하는 쌀값을 굉장히 멀게 느낀다. 그래서 밥 한 공기가 100g 정도인 점을 감안해 1kg으로 단위를 현실화 한 것이다.

또한, 3,000원이라는 가격은 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을 적용해 농민이 최소한으로 보장받아야 할 농민의 권리다. 장관의 주장대로 80kg 한 가마에 15만원이면 1kg당 가격은 1,875원에 불과하다. 작년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쌀 생산비는 1kg당 1,201원 정도인데 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1kg당 3,000원을 주장하는 것이다.

 

내년 도입을 앞둔 쌀 생산조정제, 어떻게 생각하는지?

쌀 생산조정제는 2003년과 2011년에 이미 실시된 바 있다. 2003년 이전 연이은 쌀 대풍으로 생산조정제를 실시했는데, 논벼를 재배한 농지에 3년간 벼나 기타 상업적 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흉년이 한 번 오니 아무 의미 없는 것이 돼 버렸다.

또 2011년에는 이름을 바꿔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을 시행해 논에 콩이나 조사료 등을 상당히 많이 심었다. 이에 생산량이 급증했고 콩 값이 완전히 폭락해버렸다.

이렇듯 생산조정제가 실패한 정책임은 분명하나, 재고가 흘러넘쳐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한다. 하지만,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만 조정제를 시행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곡물 생산조정제를 실시해 흉년이 들어 쌀이 부족해도 밀이나 보리 등의 자급률은 올라갈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쌀값 보장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당장은 시세를 살펴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수확을 하며 벼 값을 계속 파악하고 있는데 작년보다는 올랐다고는 하나 크게 기대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농협에서 우선 진행하는 매입 가격을 보며 대응을 고민하고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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