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가을철 건강관리에 대해서

  • 입력 2017.10.01 12:49
  • 수정 2017.10.01 12:51
  • 기자명 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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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전북 익산시 춘포면보건지소 공중보건한의사)

여러분은 가을이 오신 것을 어떻게 아시나요? 밤마다 돌아가는 에어컨을 굳이 켜지 않아도 잠을 잘 잘 수 있으면 가을이 왔구나 합니다. 여름 내내 꿉꿉해서 잘 마르지 않던 빨래가 잘 마르면 가을이 왔구나 합니다. 저는 뭐니뭐니해도 맑고 푸른 하늘을 보면 가을을 느낍니다. 뿌옇고 습하던 하늘이 가을철이 되면 제습기를 튼 것처럼 바짝 말라 깨끗해지고 시야도 넓어집니다. 즉 가을의 특징을 기온의 하강보다도 건조함에서 먼저 느끼는 것이지요. 여름철의 뜨거움, 장마철의 습한 기운이 가을이 되면 차분해집니다. 기운을 수렴하는 의미도 되겠지요. 건조함으로 대표되는 가을철의 건강관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건조하면 우리 몸에서는 어떤 반응이 생길까요. 우선 피부가 같이 건조해집니다. 머리 비듬도 많아지고, 피부가 가렵기도 합니다. 손발과 입술이 갈라집니다. 그 다음 눈도 건조해지겠죠. 눈이 뻑뻑하고 쉽게 피곤해집니다. 그 중 제일 큰 문제는 알레르기 비염입니다. 코가 막히고 건조해서 숨쉬기가 힘듭니다. 심해지면 두통,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고요.

건조해지면 우리 몸의 점액질이 마릅니다. 점액은 콧물, 침, 눈, 위액, 폐액 같은 것들을 통칭합니다. 이런 점액질은 외부의 이물질을 걸러주고, 병원체와 싸우는 면역기능도 가집니다. 이런 점액질이 마르면 면역기능이 자연히 떨어지겠지요. 그래서 감기도 잘 걸리고 비염증상도 심해집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필수입니다. 수시로 물을 마셔서 몸의 전체적인 수분량을 늘려줍니다. 하지만 물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한약으로 부족한 기운을 채워주거나 덜어줘야 합니다.

한의학에서 건조함과 관련된 각종 질환은 오장육부 중 주로 폐(肺)에서 담당합니다. 알레르기 비염 등 호흡기 문제뿐 아니라, 피부병도 폐에서 담당하지요. 폐의 기운을 북돋아 폐가 촉촉하고 기운이 튼실해지면 비염 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피부의 건조함도 같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점액은 면역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우리 몸의 기운을 담당하는 제1 장기도 바로 폐입니다. 기운이 없거나 자주 감기에 걸리면 폐 기운을 보충해줘야만 합니다.

건조해서 생기는 각종 증상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재로 생맥산(生脈散)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 세 가지 약재로 이뤄진 생맥산은 폐의 기운을 좋게 하고 몸을 촉촉하게 하는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그래서 진액이 부족한 여름철에 주로 많이 복용하게 했습니다. 건조해서 생기는 비염증상에 처방이 되기도 합니다.

너무 건조해서 피부가 터지고 손발톱이 마르며 긁으면 비듬이 일어나고 심해서 피가 나는 병에 한의학에서 쓰는 처방 중 생혈윤부음(生血潤膚飮)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처방의 가장 중요한 약물은 천문동(天門冬)인데, 폐를 맑게 해주고 각종 건조함을 해결해줍니다. 가을철에 몸이 너무 건조하면 천문동 차를 마셔도 좋습니다. 천문동을 구하기 힘들면 상대적으로 구하기가 쉬운 맥문동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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