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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비리와 업무태만, 견제장치 필요하다어떤 잘못 저질러도 ‘견책’ 등 솜방망이 처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박근혜 정권 4년간,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들의 비리·업무태만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견제장치는 없어지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고위직 공무원들 중 비리 또는 업무태만으로 각종 징계 조치를 받는 사례도 늘어났다. 심지어 일부 공무원들은 비리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오죽하면 농식품부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농식품부 구속’이 뜰 정도이다. 그럼에도 처벌 수위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던 것도 문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위원장 직무대리) 측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2017년 현재까지 공금횡령·금품수수 23건, 음주운전 32건, 기타(주로 업무태만 건) 26건으로 총 81건의 징계사유가 발생했다. 그나마 점차 비위행위가 예전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라곤 하나,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이렇다 할 투명한 견제·감시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언제 또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당장 올해 여름에도 사건이 있었다. 지난 5월 충청남도 아산 지역의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설비 사업자 선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로 농식품부 공무원이 3명이나 구속됐다. 이들은 선정 과정에서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했다. 이에 더해, 금품수수 대가로 건축허가를 불법으로 승인하고 보조사업 계약서도 확인하지 않아, 가축분뇨 처리업체가 보조금 15억2,500만원을 불법 편취하게끔 만들었다.

심각한 업무태만으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끼친 사례도 발견된다. 2014년 농식품부는 가공용 쌀 배정 비용부담 완화 과제에 참여했던 고위직 공무원 2명의 업무태만 건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이 과제는 국무총리 소속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의 규제개선 과제 중 하나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과제였다.

해당 공무원들은 과제에 대한 구체적 방법, 지침, 기준, 전산체계 등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음에도 이 과제가 해소된 양 처리해 가공용 쌀 매입업체들이 1년 넘게 수수료(1kg당 10원)를 납부하게끔 만들었다.

농식품부 산하 기관에서도 업무태만 문제들이 종종 터졌다. 대표적으로 2015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구제역 적정 백신 선정 과정의 검토·보고 태만 건이 있었다. 당시 국내에서 사용하던 돼지 구제역 백신이 국제 표준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효능을 갖고 있다고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에서 두 차례나 통지했음에도, 해당 백신이 효능이 있단 식으로 기자 브리핑을 해 농민을 호도한 공무원 4명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구제역으로 가슴앓이 하는 농민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에서, 해당 공무원들의 거짓 브리핑은 사기와 다름없는 행위로, 어떤 중징계를 받아도 할 말이 없던 건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는, 이처럼 비리 및 업무태만을 저질러 농민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입힌 공무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가 가해졌단 것이다. 위에 언급한 사례들도 그렇다. 2014년 업무태만으로 업체들이 애먼 수수료를 내게 만들었던 두 공무원은 각각 ‘견책’과 ‘감봉 1개월’ 징계에 그쳤다. 한 명은 시말서 쓰고 끝, 또 한 명은 한 달 봉급 줄어든 걸로 끝이었다. 구제역 백신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공무원 4명은 1명 ‘감봉 1개월’, 나머지 3명 전부 ‘견책’으로 그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측이 제공한 자료 <2010~2017년 9월 임직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농식품부 및 소속기관에서 7년간 총 104건의 징계 대상 행위 중 69건이 감봉 또는 견책 수준의 징계 선에서 그쳤다. 해당 징계 대상 행위의 대부분은 음주운전, 또는 위와 같은 업무태만 사례들이다. 심지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도 견책 수준에서 그친 공무원도 있었다. 이쯤 되면 ‘자기 식구 감싸기’ 비판이 나와도 할 말 없는 수준이다.

잘못은 잘못대로 저지르고 징계는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던 그 동안의 농식품부 상황에 대해, 농식품부 노조를 비롯한 농업계 관계자들은 ‘적폐’로 규정,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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