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농민들 볏값 보장 촉구

  • 입력 2017.09.30 11:53
  • 수정 2017.10.01 17:53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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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수확기 쌀값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충남 보령 농민 200여명은 지난달 27일 남포통합미곡처리장(남포통합RPC) 앞에서 ‘2017년산 볏값(40kg) 5만원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사진)를 열었다. 충남에선 처음이다.

이들은 농협의 선제적 쌀값 인상을 요구했다. 보령시농민단체협의회(보령농단협) 공동대표인 이정학 보령시농민회장은 “매년 농협 RPC에서 쌀값을 결정하면 관내 일반 도정공장 매입가도 따라간다. 반드시 조곡 40kg에 5만원을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장명진 전농 충남도연맹 의장은 “정부가 쌀값 폭락의 원인을 농민의 과잉생산과 소비량 감소로 돌리면서 매년 48만톤 의무수입량의 피해를 숨기려한다”고 규탄했다. 장 의장은 “금년 누적재고량이 200만톤인데 이는 우리 국민 6개월 소비량이다. 정부가 100만톤을 시장격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남포통합RPC에 트랙터를 몰고 집결한 농민들은 “읍면에 있던 농협RPC를 통합하면 비용을 줄여서 제값을 받게 돼 농민에게 이익이라더니 거짓말”이라고 성토했다.

보령시 웅천읍서 2만평의 벼농사를 짓는 류성준(59)씨는 “통합 전에는 농협RPC 끼리 경쟁하며 볏값을 더 줬는데 통합된 지금은 독불장군”이라고 비판했다. 보령시 청소면에서 6만평의 벼농사를 짓는 최숙자(68)씨는 “현재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12만원인데 농기계구입 융자금의 원금이자상환금이 매년 4,000만원씩 나간다. 그나마 3년 쓰면 망가져서 다시 구입 할 때까지도 다 못 갚는다”고 푸념했다.

농민들은 결의문에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올해 쌀값을 15만원대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제 농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농협이 나설 차례다. 또다시 농민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어려움만 호소한다면 갈길 없는 농민의 분노는 농협을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우선지급금(40kg) 5만원 지급 △벼 매입가격 결정에 농민단체 대표 참여보장 △벼 생산량 전량 매입 △벼수분율 16% 매입 △통합RPC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했다.

오무광 보령농단협 상임대표 등은 요구사항이 담긴 서한을 남포통합RPC 경영진을 대표한 최익열 천북농협 조합장에게 전달했다. 최 조합장은 “농민들이 생산한 벼 전량을 매입하는데 계약분과 비계약분은 차등가격을 적용하고, 인근 농협RPC 가격보다 단돈 1,000원이라도 더 줄 수 있도록 10월 2일까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농민대표들은 정리 집회에서 남포통합RPC의 볏값 결정에 따라 이후 투쟁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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