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단 지고 청와대 향한 농민들 “수확기 쌀값, 100만톤 매입만이 해결책”

정부 쌀값 대책에 “매입량 확대하고 밥쌀수입 중단해야”
추석 연휴 뒤 청와대 앞 나락 적재투쟁 예고

  • 입력 2017.09.27 20:30
  • 수정 2017.10.01 17:41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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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쌀값 보장을 위한 청와대 볏단 행진'을 위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농민들이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를 정부에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7일 쌀값 1kg 3,000원 보장,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 등을 요구하며 볏단 행진에 나선 농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정부서울청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7일 '쌀값 보장을 위한 청와대 볏단 행진'을 위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농민들이 행진을 시작하기 전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정부의 쌀값 대책이 발표됐지만 예년보다 매입량이 조금 더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농민들은 지난 정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정책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며 거센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전농)과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이효신, 쌀협회) 농민 60여명은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청운동사무소까지 갓 베어낸 볏단을 지고 행진했다. 이날 오후 정부의 수확기 쌀값 안정 대책이 확정될 것이라 알려지자 대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행진 시작 전 세종문화회관 옆에서 가진 집회에서 “쌀 1kg 3,000원 보장하라”, “100만톤 정부매입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여는 발언에서 “오늘 우리가 볏단을 가지고 청와대에 가고자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쌀 문제에 답할 차례이기 때문”이라며 “농민들 거지 취급해서는 안 되며, 정부가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은 1kg 3,000원 당당히 요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떳떳하게 그 값을 치르게 하는 것, 바로 촛불 혁명으로 만들어진 권력이 해야할 일이다”라고 모인 농민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김도경 전농 충북도연맹 의장은 “시장에 맡겨둔 채 국가가 직접 쌀값을 견인하지 않으면 생산량이 아무리 300만, 200만으로 떨어져도 쌀값은 그대로일 것”이라며 “밥쌀수입 철폐 등을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농업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지난 27일 '쌀값 보장을 위한 청와대 볏단 행진'을 위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인 농민들이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를 정부에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들은 집회를 정리한 뒤 모인 인원 전부 준비한 볏단을 어깨에 얹고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까지 행진했다. 행렬의 맨 앞에 선 지게를 맨 농민들이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청운동사무소 앞에 도착해 소식통으로부터 정부 대책의 내용을 기다리고 있던 농민들은 오후 3시 30분경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사전브리핑에서 발표된 총 매입량이 72만톤에 그친다는 소식을 듣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해보다는 약 3만톤 가량 늘었으나, 그간 농업계는 시장 가격 상승 효과를 보기위해서는 최소 100만톤을 매입해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학철 쌀협회 사무총장은 “역대 최고의 대책이 나온 건 맞으나 여전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라며 “남은 28만톤이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는 만큼 우리는 오는 10월 10일 나락을 가지고 다시 청와대 앞으로 와 투쟁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전농은 이튿날 성명을 내고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이 전농 등 농민단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관계부처를 설득한 노력이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겨우 생산량의 18% 정도의 매입량으로는 폭락한 쌀값을 끌어올리기에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농은 “김영록장관이 그 동안 주장했던 쌀 15만원(1kg,1875원) 정도의 달성 대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가격은 20년 전 가격으로 농민들의 정서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라며 전농이 주장하는 1kg당 3,000원 보장을 위한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7일 쌀값 1kg 3,000원 보장,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 등을 요구하며 볏단 행진에 나선 농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중 경복궁역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7일 쌀값 1kg 3,000원 보장,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 등을 요구하며 볏단 행진에 나선 농민들이 청와대 인근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 도착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7일 쌀값 1kg 3,000원 보장, 수확기 쌀 100만 톤 수매 등을 요구하며 볏단 행진에 나선 농민들이 청와대 인근 종로장애인복지관 앞에 도착한 뒤 정부 수매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지자 이를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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