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민중운동 진영, ‘반전평화’ 기치 아래 손잡았다

농민의길, 방한한 일본 민중운동 조직 대표단과 간담회

  • 입력 2017.09.26 17:56
  • 수정 2017.09.26 19:14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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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길 대표단과 일본 민중운동 조직 대표단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김영호, 농민의길)’ 대표단이 일본의 민중운동 조직과 만나, 향후 동아시아의 반전평화 운동을 함께 굳건히 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농민의길 대표단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전농) 회의실에서 일본 민중운동 조직 대표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사드 배치 및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평화헌법’ 개악 시도 등으로 전쟁위기가 높아지는 동아시아 현 정세를 놓고, 한일 양국의 민중운동 진영이 향후 투쟁을 어떻게 전개할지를 논의하고, 서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이날 일본 민중운동 대표단은 지난해 11월 촛불항쟁으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낸 한국 민중운동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특히 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 전여농) 등 농민운동 단체의 역할이 컸던 걸로 아는데, 항쟁을 성공시킨 비결이 뭐냐”고 호기심을 표했다.

이에 김영호 전농 의장은 “지난해 촛불항쟁 한 달 전에 백남기 농민이 국가폭력에 의해 9월 25일 돌아가시고, 박근혜 정권의 백 농민 시신 탈취 기도를 온 민중이 힘을 합쳐 막았다. 농민들도 이때 백 농민 운명 직후 1주일 동안 전국 100여개 시군에서 분향소를 설치해,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을 매일 들었다”며 “농민과 노동자, 교사, 청년 등 각 지역별 연대조직들이 계속 당면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쟁이 시작된 것”이라 답했다.

김옥임 전여농 부회장은 “농민조직의 경우, 일상적으로 읍면 단위까지 조직이 구성돼 있기에, 정세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항상 구축돼 있다”며 “전농과 전여농 지도부 또한 지역 단위와 소통하는 구조가 돼 있기에, 결정적 시기에 힘을 모아 촛불을 붙이는 게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구조가 아니었다면 촛불항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 설명했다.

농민의길 대표단과 일본 민중운동 조직 대표단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사사와타리 요시오 일본 농민운동전국연합회(농민련) 회장은 “한국의 촛불항쟁에 큰 감명을 느꼈다”며 “지난해 10월 25일이 상징적인 날이었다고 본다. 백남기 농민 부검문제가 해결되고 , 최순실의 (청와대 업무개입)태블릿 PC가 발견됐던 날인 걸로 안다. 그로부터 4일 만에 촛불항쟁이 시작됐는데, 아무리 그 동안 한국사회 내의 운동역량이 축적됐다 해도 4일 만에 ”전국적 행동에 나선 건 대단한 일“이라 평했다.

일본 민중운동 진영은 현재 아베 정권의 평화헌법 개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운동을 고민 중이다.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맹(전노련) 오다가와 요시카즈 의장은 “헌법 개악을 막기 위해 일본 내 민주당, 공산당 등 야당과의 공동투쟁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시민사회를 얼마나 결집시킬 지가 관건”이라며 “헌법 개악을 막기 위해 농민과 노동자, 상공인 등을 총망라하는 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게 목표”라 말했다. 오다가와 의장을 비롯한 일본 민중운동 대표단은 “통일전선 형성 건에 있어 한국의 촛불항쟁 성공 사례를 참고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한일 간 민중운동 세력의 연대로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굳건히 손잡고 나아가자는 걸 약속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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