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위염 다스리기2(헬리코박터)

  • 입력 2017.09.24 11:52
  • 수정 2017.09.24 11:54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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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름 내내 더위와 싸우느라 지친 몸이라 시원한 바람만 스쳐가도 몸에 생기가 돋는 듯합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나 봅니다. 똑같은 기온의 날씨라도 혹독한 더위의 시련을 견딘 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사뭇 그 느낌이 다르기만 합니다.

여름내 수고가 많았던 농부님들, 이제 수확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수확의 계절에 여름철 더위와 시련으로 입맛이 떨어져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또는 먹긴 먹어도 제대로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한국인의 50% 이상이 상시적 위염에 노출돼 있으며 지구인의 50% 정도는 헬리코박터란 균에 감염돼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기엔 괜히 입맛이 떨어진 듯하지만, 많은 경우 위에 염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염증은 잘 쉬면서 음식을 조절하면 좀 완화됐다가도, 과로하거나 과음, 과식을 하면 또 재발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위가 약한 분들은 먹는 걸 조심해야만 합니다.

헬리코박터, 위를 약화시키는 주범 중의 하나로 주목되며, 만성위염에도 관여하고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인자의 하나로도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때론 너무 과장돼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헬리코박터가 위염이나 위암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주장할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는 위의 환경이 나빠졌을 때 그것을 기화로 위를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은 있습니다. 특히 궤양이 있을 땐 위궤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위궤양과 함께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해야한다는 것은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위장의 환경을 나빠지지 않게 유지한다면 설사 헬리코박터균이 내재해 있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를 상하지 않게 위장을 잘 보호하는 식습관은 무엇일까요?

첫째, 위벽을 자극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입니다. 즉 알코올과 카페인, 또는 지나치게 맵거나 짜거나 단 음식입니다. 아울러 과식이나 상한 음식 섭취도 위벽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과로하거나 사려과다(思慮過多)하지 않는 것입니다. 위벽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력인데, 이 면역력은 우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때 높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장이 안 좋은 분들은 물론 먹는 것도 주의해야겠지만, 몸과 정신을 과로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위염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 했는데, ‘약과 음식은 본디 그 근원이 하나다’란 뜻으로 음식을 잘 섭취하면 약이 된다는 뜻입니다.

매실의 시가린가레시놀이란 성분은 헬리코박터균의 활동을 억제하며 소화를 돕고 위염을 가라앉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매실청은 잘 익은 것으로 설탕이 적은 듯 들어가게 담근 것이 좋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도 좋은데 이러한 해조류에 풍부한 후코다인이 헬리코박터를 억제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역이나 다시마의 끈적이는 성분은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또한 마늘, 양파, 양배추 등이 염증치료와 균을 제거하는데 좋은 역할을 하기에, 이들을 잘 조화해 발효시킨 양배추동치미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감초나 생강, 녹두, 검은콩 등 콩 종류도 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위벽을 자극해 생기는 염증이나 궤양 상태가 헬리코박터균이 번식하기에 제일 좋은 환경이란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맵고 짜거나 너무 단 음식 모두 헬리코박터 증가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피로하지 않게 몸의 면역력을 잘 유지하면서 과식, 과음하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독한 헬리코박터라도 농부님들의 위장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시원한 가을, 수확의 기쁨과 함께 건강한 몸을 잘 지켜 더욱 행복하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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