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 백남기의 이 길을’

백남기 농민 1주기 맞아 광화문 일대 추모 물결
“고인의 뜻 이어 받아 촛불헌법 만들자”

  • 입력 2017.09.24 01:00
  • 수정 2017.09.24 12:17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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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고인을 기리며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합창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1주기 민중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볏단을 들고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연 뒤 트랙터를 앞세우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연 뒤 수입농산물을 불태우고 있다. 한승호 기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고 백남기 농민의 1주기를 맞아 광화문 일대가 추모의 물결로 뒤덮였다. 완전한 적폐청산을 원하는 시민사회는 추모주간을 계기로 결속을 새로이 다짐했다.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백남기투쟁본부의 주관으로 ‘고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열렸다. 지난 2015년 11월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식불명에 빠졌다가 지난해 9월 25일 사망한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농민들은 이에 앞서 ‘고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를 열어 추모대회에 힘을 보탰다. 농민대회 직후 바로 노동자와 빈민들이 참여한 민중대회도 연이어 열렸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우리는 백남기 농민에 대한 추모, 그리고 촛불혁명을 잇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끝까지 투쟁해 백남기 농민이 편히 잠들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 이은) 올해의 촛불 혁명은 헌법을 교체하는 혁명이란 것을 명심하고 농민이 앞장서자”며 “우리가 백남기가 되어 일어나 농민헌법, 촛불헌법을 쟁취하자”고 독려했다.

김영재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우리 밀 자급률이 1% 남짓인데 백남기 어르신 같은 분이 계셔 그나마 지켜졌다”며 “(백남기 농민이 주장했던)농민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농산물가격 보장, 식량주권의 실현. 이것을 농정의 중심에 놓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는 촛불의 정통성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연 뒤 수입농산물을 불태우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 참석 차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취급을 규탄하는 대회를 연 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1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민중대회 종료 뒤 참가자들은 이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했다. 미 대사관 옆을 지날 때는 ‘전쟁 미치광이 트럼프를 반대한다’, ‘No war, No trump’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날 추모대회에는 앞서 민중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을 비롯, 주최 측 추산 3,000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백남기 농민의 약력 발표는 그의 모교 50년 후배인 김윤진 씨(중앙대학교 사회학과 1학년)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김씨는 “선배는 의에 죽고 참에 살았다”며 “선배가 평생을 일구어 낸 생명과 평화를 후배들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추모사는 김영호 전농 의장, 김민문정 시민사회 연대회의 공동대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리 , 유경근 4.16세월호피해자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낭독했다. 김민 공동대표는 “다시는 국가폭력에 의해 어떠한 희생도 생겨나지 않도록 앞으로 우리의 연결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며 “조속하고 완전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 연대회의도 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재발방지의 실체는 법과 매뉴얼,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아닌 책임자 처벌”이라며 “우리가 추모만 할 수 있는 그 날을 앞당기기 위해 보다 구체적으로, 보다 집요하게, 보다 크게 외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백남기 어르신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며 세월호 희생자 아이들의 안부를 궁금해 하자 청중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고인의 딸 백도라지씨는 가족을 대표한 인사에서 “가족들도 투쟁본부도 시민들 덕분에 씩씩하게 버티며 이 자리까지 왔다”며 “경찰이 인권경찰로 환골탈태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추모대회 중간 이소선 합창단, 가수 문진오‧이상은, 시인 송경동이 노래와 시로 백남기 농민을 추모했다. 대회는 백남기 농민이 생전 좋아했던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참가자 전원이 합창하며 막을 내렸다.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이 볏단을 들고 농민헌법 제정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에서 우리밀 생산자들이 공공비축 실시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1주기 민중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볏단을 들고 적폐청산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1주기 민중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백남기 농민 추모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열린 '백남기농민 1주기 민중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백남기 농민 추모제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고인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한 시민이 '우리가 백남기다'가 적힌 손종이를 머리 위로 들어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고인의 큰 딸인 백도라지씨가 유가족 인사를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고인을 기리며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합창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생명평화일꾼 故백남기농민 1주기 추모대회'에서 전국에서 모인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고인을 기리며 '함께가자 우리 이길을'을 합창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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