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우박폭탄에 멍든 농민 가슴

강원·경북·충북 등 국지적 피해
전체 피해면적 1,900ha 달해

  • 입력 2017.09.23 12:26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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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19일 오후 강원과 경북, 충북 등지에 쏟아진 우박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경북도의 경우, 소나기를 동반한 지름 약 2cm의 우박이 강한 돌풍과 함께 쏟아져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1,159ha에 달하나 정밀조사가 실시되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피해지역은 안동·문경·예천·청송 등이며 농작물 중 사과 과수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후면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농민 하용락(68)씨는 “이 지역에 우박이 이렇게 쏟아진 건 평생 처음 본다”며 “배추 잎에 구멍이 뻥 뚫려 배추밭 전체적으로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극일(68)씨는 “보통 10일 정도 지나야 우박 맞은 자리가 검게 변하고 상처가 심해진다던데 손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상처가 커 벌써부터 과실이 물러 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이렇게 우박이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보험도 들지 않았다”며 “다 지은 한해 농사를 이렇게 망쳐버려 내년부턴 보험이라도 들어야겠단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강원도 역시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잠정 665ha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로 배추와 사과, 오이 등의 작물 표면에 기계적 손상을 입었으며 채소 중에서는 배추의 피해규모가 가장 컸다. 강원도는 긴급복구비로 도비 2억원을 지급하며 그 중 3,200만원으로 피해농가에 살균제와 생육촉진제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충북도는 충주시와 제천시에 피해가 집중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타 시군의 경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피해가 발생한 두 개 시군의 경우 정밀조사를 실시하게 되면 피해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충북도는 피해규모에 따라 복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며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현황을 파악해 가입농가에 피해보상절차 등을 안내·홍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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