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고물헬기 1,500억 쓰고 쌀값대책 400억 거부”

여주농민들, 쌀예산 번번히 가로막는 기재부 항의기자회견 열어

  • 입력 2017.09.23 08:07
  • 수정 2017.09.23 08:15
  • 기자명 원재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여주지역 농민들이 지난 21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앞에서 쌀값예산 확대편성을 가로막는 기획재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주시농민회 제공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여주 농민들이 기획재정부 앞에서 항의기자회견을 열었다. 쌀값 정상화를 위해 구곡격리도 거부하고 수확기 쌀 매입가에도 인색한 재정당국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여주시농민회(회장 이국순)를 비롯한 여주농민 20여명은 지난 21일 세종정부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2016년산 구곡 매입예산 편성 가로막은 기획재정부 규탄과 쌀값안정 긴급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경기농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농민들은 “30년 전으로 폭락한 쌀값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8월말 쌀값은 작년 동기보다 6.6% 하락한 13만9,000원”이라고 실태를 전하면서 “촛불로 세운 민주정권에서 농민의 삶은 아직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부품이 없어 수리도 못하는 고물헬기에도 1,500억원을 쓰던 기획재정부가 300만 농민 목숨 줄과도 같은 쌀시장격리에 400억원 지출을 거부했다”고 개탄했다.

이는 농식품부가 2만3,000톤의 2016년산 쌀 시장격리를 추진하려다 결국 기재부의 반대로 무산된 최근의 사례를 꼬집은 것이다.

특히 수확기를 앞두고 특단의 대책을 위해 쌀값예산이 확보돼야 하나 여전히 미진한 대책에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주농민들은 “쌀값이 제대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100만톤의 신곡이 시장격리 돼야 한다. 이에 반해 현재의 7,800억원의 양곡매입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쌀값대폭락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농식품부 범위를 넘어 기재부 등 범정부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농민들은 △쌀변동직불금 1조4,900억원 예산 축소 △양곡매입비 7,800억원 대폭 인상 △역대 최저 농업예산비율 3.4% 즉각 시정 등을 촉구하는 한편 “박근혜정권 보다 못한 농업예산으론 농업을 살리지 못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며 집회를 마무리 했다.

전용중 전농 경기도연맹 사무처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획재정부 농림해양예산과 담당자와 면담을 하고 농민들의 요구서를 전했다”면서 “수확기 대책발표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데 답답하다. 시장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데는 정부의 대책발표 시기와 시장격리 물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