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감하고 선제적인 쌀 대책을 제시하라

  • 입력 2017.09.15 14:05
  • 수정 2017.09.15 14:06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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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벼들은 고개를 숙이며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벌써 조생종 벼는 수확을 시작했다. 그러나 쌀값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애를 태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우선지급금 환수 문제로 인해 농민들이 쌀값을 걱정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농민들의 근심은 올해 쌀값이다. 지난해 수확기와 비교해 약간의 회복세라고 할 수 있지만 이제 겨우 13만원 선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쌀값은 14만 원을 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쌀값 문제에 대해 정부 역시 심각함을 인식해 핵심 농정과제로 삼고 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올해 쌀값을 15만 원 선으로 회복시키겠다며 구체적 쌀값 목표를 제시하는 등 나름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영록 장관은 올해 공공비축미와 애프터(APTERR) 물량을 합쳐 35만톤, 그리고 내년도 신곡수요량 초과 추정 물량 30만 톤에 추가로 10만 톤을 더해 모두 75만 톤 시장격리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하지 않았던 선제적 쌀값안정 대응으로 이 정부의 쌀값회복 의지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대응으로 과연 쌀값을 현재 시세보다 1만8,000원 올리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는 확답할 수 없다. 2015년, 2016년에도 신곡수요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시장 격리했지만 쌀값 안정에는 실패했다. 물론 시기와 추가물량의 차이는 있다.

지금 쌀값 문제는 재고물량과 지속적인 공급과잉이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 점이다. 200만 톤에 육박하는 재고물량 탓에 상당량의 신곡을 시장격리 한다고 해도 해외 또는 대북지원과 같은 완전한 시장격리가 아니라면 효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 시장격리 물량부터 과감하게 결단해야 시장에 강한 신호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도 쌀값안정 효과를 거둘 수 없고 과도한 변동직불금을 지급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에서는 100만 톤 신곡 수매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산지 쌀값을 1만원 올리면 변동직불금 예산 3,745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쌀 20만 톤을 추가로 수매할 수 있는 돈이다. 선제적이고 과감한 시장격리를 단행해 국가 예산을 절약하고 농민들에게는 소득을 보장하는 두 배의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일을 전후해 수확기 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과감하고 선제적인 시장격리 대책으로 김영록 장관이 제시한 쌀값 15만원이 실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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