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농협 적폐 청산’ 농민대회 개최

전북 한우 농민들, 성난 농심 격하게 표출 … 농협 해체 목소리도 나와

  • 입력 2017.09.15 09:45
  • 수정 2017.09.15 09:48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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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12일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민대회를 마친 전국한우협회 회원들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시 마포구의 한 아파트 앞으로 이동해 농협 적폐 청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전국한우협회가 농협 적폐 청산에 두 팔을 걷었다. 한우협회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앞 집회를 시작으로 7일간 1차 릴레이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농민대회엔 전북의 한우 농민들이 황소까지 이끌고 참가했다. 농협 적폐를 청산하지 않으면 한우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참가자들은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 중간 중간 “농민 피 빨아먹는 도둑놈들”, “농협 해체하라”, “회장 나와라”라고 소리치며 성난 농심을 격하게 표출했다. 또한 지역축협을 통해 농민들의 집회불참을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나며 주요 관계자의 발언 수위가 더욱 격해졌다.

정윤섭 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은 대회사에서 “농민은 굶어죽는데 농민 생각은 눈곱만큼도 안하고 자기들만 잘 살려고 한다. 농협중앙회장 퇴직금이 5억원”이라며 “농협 적폐는 국가 차원에서 없애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 전북도지회장은 이어 “농협사료 1년 흑자가 400억원이다. 공판장 흑자가 160억원이다. 그 돈이 누구 돈인가. 다 농민 돈”이라며 “썩어빠진 농협중앙회가 왜 필요한가”라고 질타했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회장이 퇴임후 4년간 매달 500만원씩 받는 전관예우법을 통과시켰지만 항의 속에 결국 취소했다. 이는 농민정서에도 맞지 않다”며 “가장 큰 문제는 승진을 위해 아부하는 상무급 이상 직원이다. 김병원 회장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직원들의 아부 속에 사리사욕만 채우는 눈먼 회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모든 한우농가에서 농협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당장이라도 김 회장이 이 자리에 나와서 농민과 소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상규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400조원 자산의 거대공룡으로 변한 농협중앙회가 막대한 자본력으로 지역농축협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농민을 꼼짝 못하게 하고 있다”며 “농협은 깊은 반성을 하고 본래 주인인 농민에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농가소득이 떨어지는 이유는 20여년 동안 수입농산물이 물밀 듯이 들어와 가격이 폭락해서다”라며 “농협이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데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 당연히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농축산물 수입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우협회의 요구사항은 △품목별 연합회 재편 △농민·농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 △협동조합의 운동체 기능 회복 △농협중앙회장·이사, 이중급여·수당 폐지 △사료값 인하 및 원가 공개 △출하예약제 개선 및 공정화 △공판장 가격안정기능 우선 운영 △정액 공급 투명화 △고비용 저효율 안심축산 개선 △생축장 및 위탁사육 금지 △부산물 공개입찰제 전면 도입 △공판장 수수료 하향 △하나로마트 수입산 판매 중지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개편 △농협법 임직원 겸직금지 조항 삭제 △사료첨가제 납품비리 금액 농가 환원 △조합상호지원자금 악용 중단 △조선업계 지원 손실 책임 규명 △농협 ‘셀프 전관예우’ 발의자 문책 등이다.

한우협회는 이날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마포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한우협회는 1차 집회에도 불구하고 농협이 미온적으로 대응할 경우 11월까지 2, 3차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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