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농민들, 두루미 보호에 앞장

무논 조성·볏짚존치 이어 ... 찬물받이 보전사업 진행

  • 입력 2017.09.03 10:00
  • 수정 2017.09.03 10:03
  • 기자명 정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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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

철원 농민들이 3년째 두루미 서식지 보전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1차년도 전신주 두루미 충돌방지 표식 달기, 2차년도 볏짚존치 확대에 이어 올해는 지난달 30일부터 찬물받이 보전활동을 시작했다.

철원 농민들이 두루미 서식지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위한 3차년도 시범사업’이 지난달 30일 대마리 김용빈 철원군농민회장의 논에서 시작됐다. 2015년에 시작한 이 사업은 1차년도엔 전신주에 두루미 충돌방지 표식 달기, 2차년도엔 볏짚존치 대상지 확대와 우렁농법지 중심 겨울철 무논조성, 3차년도로 접어든 올해엔 우렁농법지 중심으로 찬물받이가 있는 곳을 보전하는 것이 한 사업으로 계획돼 있다. 사업의 주관처는 ‘철원두루미협의체’며 구성원은 대부분 농민이다.

전흥준 전농 강원도연맹 조국통일위원장은 “산에서 내려오는 샘을 잠시 머물게 해 수온을 조절해서 벼가 냉해를 입지 않게 하는 게 일차적 목적이다. 농사를 하며 지켜보니 우렁이, 미꾸리, 개구리, 곤충들이 많이 살고, 논둑에는 여러 식물들이 산다”며 찬물받이의 가치를 말했다.

최종수 철원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은 “해마다 가을걷이가 끝나갈 즈음 두루미들이 날아온다. 먹이가 많아서다.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니 논생태계가 건강한 거다. 이런 곳에서 자라는 벼도 당연히 건강하고 맛도 좋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라며 경지정리와 관개수로로 찬물받이가 많이 없어져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사업기금의 일부는 한국전력공사 경인건설처에서 지원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사업이 자리 잡을 때까지 자금지원이 계속되기를 바랐고, 경인건설처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 사업은 원주지방환경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1차년도부터 지금까지 사업을 지켜봐 온 남미란 과장은 “지역사업은 주민들이 주체가 돼 이끌어가야 한다. 사업 전 과정을 협의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형태가 돼야 지속가능한 사업이 된다. 두루미 서식지 보전이 첫째고, 그를 바탕으로 주민소득을 창출해야 하는 게 둘째다. 두루미를 철원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자”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편, 철원두루미협의체는 12월 초 국제 심포지엄과 두루미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국제기관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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