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울려퍼진 여성농민 목소리, 이제는 응답하라

여성농어업인육성법 개정·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에 의원들 지지표명 쇄도
“여성농민, 정책 사각지대 벗어나 이 땅의 주인, 생산의 주인, 삶의 주인 되자”

  • 입력 2017.08.27 11:39
  • 수정 2017.08.27 11:48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국회에 모인 여성농민들의 목소리에 국회도 적극 화답했다. 다가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여성농어업인육성법 개정안 처리 전망이 한층 밝아진 모습이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여성농민의 권리보장을 위한 국회 대토론회를 열고 여성농어업인육성법 개정과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 등 여성농민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엔 700여명의 여성농민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순애 전여농 회장은 “여성농민 전담부서가 축소되더니 아예 사라졌다. 정부는 변화하는 농업농촌에서 여성농민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여성농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의 방향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을 개정해 여성농민 전담부서가 설치되고, 이를 통해 현장의 여성농민들이 함께 호흡하면서 다양한 여성농민 정책들이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 회장은 “여성농민은 농업정책도 여성정책도 잘 들여다보지 않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사각지대를 벗어나 이 땅의 주인, 생산의 주인,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여성농민들의 염원에 국회도 함께했다. 토론회 주최자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직무대행, 김현권 의원, 위성곤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김종훈 무소속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예정된 상임위 회의를 1시간 연기했으며 일부 의원들은 토론회에 참석해 9월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개호 농해수위원장 직무대행은 토론회에 참석해 전여농에 환영의 마음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여성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내일을 다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라며 “여성농어업인 육성법 개정안을 농해수위에서 발의한 의원들과 함께 노력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가 있는데 농촌복지 업무 하나도 어려운데 여성농민 업무까지 감당하면 여성업무가 부수적인 업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회 있을 때마다 여성농민의 목소리를 전해 전담기구 설치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러면서 “농민에 우호적인 문재인정부이니 지켜보다가 잘못하면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때엔 함께 힘을 보태겠다”라며 “제일 중요한 건 밥쌀수입을 안해야 한다. 농해수위에서 밥쌀수입을 하면 안된다고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 하니 그 약속을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현권 의원은 “농민 인구 중 여성이 절반 넘지만 여성농민의 지위는 미약하기 짝이 없다”라며“전담부서 설치가 핵심이다. 9월 국회에서 여성농어업인육성법 개정안 통과를 다시 시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의원은 “대선에서 이 정부 임기를 마치기 전에 쌀값을 18만원 이상 20만원에 가깝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리가 정말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어 위성곤 의원은 “농촌지역에서 여성은 농업노동을 통한 생산과 가공, 유통의 주체로서 역할이 높아지고 있고 지역사회 유지와 공동체 보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여성농민의 역할을 높게 평가했다. 

위 의원은 “여성농민 전담부서 신설은 정책발굴과 더불어 육성 및 지원정책 등 구체적인 여성농업정책의 추진 근거가 될 것이다”라며 “여러분들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여성농민의 권리 신장 및 보호는 현대 농업 정책에서 다뤄야할 큰 과제라 본다. 하지만 농민으로서의 지위는 아직 낮은 상태다”라며 “무엇보다 여성농민의 육성과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어 정책토론도 힘든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여성농민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정부는 여성농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선진농업국가로 도약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도 “전담기구 신설에 성의를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가 농업을 천덕꾸러기로 여기고 부수적 산업으로 여겨왔다. 농업을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헌법에 농업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성평등이 얘기되는데 여성농민은 남편의 눈치를 봐야 한다”라며 “여성농민이 공동경영주로서 독립적인 권익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윤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체적인 방향은 잘 잡았지만 100대 국정과제에서 농업문제는 빵점이라고 본다”라며 “농민이 안전하고 든든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정의당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은 “이 땅의 많은 노동자가 그러하듯 농민의 자식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

김 의원은 “여성농민의 요구를 이제 국회가 온전히 실현해야 한다”라며 “여러분의 어깨를 감싼 그 분홍빛 스카프를 힘차게 흔들며 생산의 주인을 넘어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참석을 대신해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김 장관은 “문재인정부는 여성농민의 권익제고와 복지증진을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공동경영주 제도 강화 등 여성농민의 권리보장 정책을 적극 발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진취적으로 행동하는 여성농민을 응원한다”라며 “정부도 농정개혁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영이 전여농 사무총장은 “농식품부 직제표를 보면 75개의 부서가 있다. 이 직제표에 여성농민 전담부서가 없다”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의 팔과 다리라면 여성농민은 심장이다. 팔다리가 제대로 움직이도록 심장이 뛰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