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진단한 조공법인 ‘해법’

  • 입력 2017.08.17 20:23
  • 수정 2017.08.17 20:25
  • 기자명 박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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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 7월 5일 전북 정읍시 정우면 정읍시농협조합공동법인 통합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열린 ‘50억원 쌀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촉구 정읍농민 조합원 대회’에서 농민들이 지역 농협 및 RPC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의 탄생부터 10여년이 넘는 진행과정까지,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복잡하기만 하다. 정부주도로 진행된 정책인데다 이해관계에 따른 입장차이가 존재하고, 법제도적 미비에 적자와 사고 등 애초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낳고 있어서다. 한편으로 일부 조공법인은 성과를 내는 등 평가절하된 측면도 있다.

문제가 워낙에 방대하니 이에 대한 해법도 각양각색이다. 농업계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조공법인 문제의 해법을 확인했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무엇보다 투명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농협법을 개정하며 조공법인을 주식회사 비슷하게 만들었다. 출자농협만 임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이용자인 조합원은 참여할 수 없는 구조”라며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을 조공법인에도 관철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우수한 조공법인은 출자농협 농민조합원에 정보공개나 성과평과회도 한다”며 “투명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공법인에 대한 평가절하가 만연하지만 농협중앙회도 적극적으로 안하다보니 현재의 상태가 극복이 안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농협 전문가로 알려진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농협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김 회장은 “일반 RPC에서 20kg 쌀 한 가마 생산에 1,000원이 든다면 농협 통합RPC가 하면 1,100~1,200원이 든다. 원가분석을 해보면 일반 RPC하고 대결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농협의 전 경제사업에서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조공법인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조공법인은 협동조합 간 협동이라는 새로운 형식이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야하지만 주먹구구식 운영, 비전문성 등으로 인해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거나 악영향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호중 (사)자치와 협동 사무국장은 “문재인정부에서 협동조합간 협동을 원점에서 재평가하고 역량강화를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며 “조공법인의 폐지보단 농업계에서 요구해온 품목별연합회, 지역연합회가 제도화될 때까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도·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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