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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 순계를 아십니까?[ 연재기획 ] 우리 축산의 대안을 찾다 - 종축개량, 어디로 가고 있나
국내서 7세대 이상 거쳐야 토종닭 인정 … 차별화된 육질로 경제성 갖춰
미래가치 무한하지만 점차 하향세 … AI 발생에 산닭유통 막히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환경오염, 동물학대 오명에 ‘무허가축사’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우리 축산. 축산물도 주권을 가져야할 식량이건만 이 시대의 축산은 애달프다. 지난 겨울 축산농가를 괴롭힌 가축질병을 막아낼 방역체계부터, 미래 축산이 지향해야할 사육환경개선, 생산비를 줄이면서도 질 좋은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종축개량과 넘쳐나는 수입축산물 속에서 우리 축산유통의 대안까지. 본지는 전 축종을 아울러 우리 축산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3. 종축개량, 어디로 가고 있나

① 한우, 개량이 농가소득으로

② 토종닭, 순계를 아십니까?

③ ‘세계적 수준’ 젖소, 이제는

④ 우리 재래돼지를 찾아서

토종닭은 우리 종자자원으로 시장상용화에 성공한 몇 안 되는 품목 중 하나다. 토종닭은 일반 육계보다 사육기간이 길고 판로도 제한적이지만 차별화된 맛을 내세워 시장을 지켜가고 있다. 특히 순계(Pure Line, PL)란 종자자원을 확보한 품목이기에 미래가치는 무한하다 할 수 있다.

축산법 제2조 1의2는 ‘토종가축이란 한우, 토종닭 등 예로부터 우리나라 고유의 유전특성과 순수혈통을 유지하며 사육된 외래종과 분명히 구분되는 특징을 지니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토종닭 품종으로 인정받으려면 한국토종닭협회(회장 문정진)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인정심사는 20주령 이내의 닭을 대상으로 하며 체중, 체형, 볏, 부리, 머리, 눈, 고기수염 등 15개 항목을 확인한다. 또, 혈통이 고정된 계통을 조성해 국내에서 7세대 이상 육종한 확실한 기록이 있어야 자격이 주어진다.

지난 8일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위치한 한협의 부화장에서 직원이 부화된 토종닭 병아리를 내보이고 있다. 한승호 기자

이렇듯 사육유래가 명확하고 순수혈통을 유지해 품종고유의 유전적 특성을 유지하는 계통을 순계라 말한다. 순계간 교배로 종계 생산에 이용되면 원종계(GPS)라 불린다. 현재 유통되는 토종닭(실용계, CC)은 이를 2원, 3원 교배해 시장이 요구하는 경제성을 갖춘다.

순계를 보유했다고 시장이 자동으로 열리진 않는다. 김연수 소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순계를 도입하고 10여년 동안 종만 유지하고 시장에 나가지 못했다”라며 “7세대 이상 키운 순계는 총 16개 계통을 갖고 있는데 그 중 7개 계통만 2015년에 등록됐다. 그 외 계통들은 내년까지 등록할 예정이다”라고 밝했다.

소래영농조합 관계자는 “일반 육계는 치킨시장이 있지만 토종닭은 여름 한철에 대부분 소비된다”라며 “AI로 산닭유통마저 힘들어 온라인 직거래, 냉장육 레토르 제품 개발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토종닭 시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토종닭은 육질에서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 또, 우리가 직접 종자를 개량하고 시장에 맞게 실용계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정부 차원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재 토종닭 시장의 대부분은 ㈜한협이 생산하는 한협 3호가 점유하고 있다. 한협은 3대에 걸쳐 60여년 동안 토종닭을 전문으로 육종하고 있다. 한협 토종닭은 키르키즈스탄에도 진출해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박현석 한협 부사장은 “현재 12개 순계 계통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7개 계통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라며 “주력 계통은 계통당 1,500마리를 유지하고 있다. 개체마다 날개에 고유번호를 붙여 근친교배를 막고 있다. 보통 힘든 작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5개 계통도 언젠가 시장이 요구하는 특징을 갖고 있을테니 지키고 있다”면서 “실용계를 개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협 3호도 4~5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토종닭 시장은 점점 하향세인데 종자를 지키고 보전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한협은 올해 충남 논산시까지 AI가 발생하며 금산군에 소재한 PL농장 방역에 비상이 걸리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박 부사장은 “이전부터 순계를 분산배치하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현재는 충북 단양과 제주로 분산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알렸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계통 외에도 여러 재래종들이 있지만 육종가의 의지나 서류 미비 등의 문제로 토종닭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실용계 생산 목적 외의 순계는 유지보전만 하는거다. 그런 점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AI 발생시 토종닭 보전도 대책이 있어야 한다. 순계나 원종계 등 보전할 가치가 있는 닭은 무조건 살처분하지 말아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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