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올 여름, 참외를 먹읍시다

  • 입력 2017.08.13 07:23
  • 수정 2017.08.13 07:25
  • 기자명 이광주(부산 이광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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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에서 가뭄 해갈을 기원하며 생맥산에 대해 알아보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는데, 글이 실제 신문에 게재될 즈음해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한반도의 가뭄이 어느 정도 해갈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물론 아직도 경북 지역은 비가 적게 와서 가뭄이 심각하다는 소식도 들리고, 충청 지역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홍수의 피해를 입었다는 가슴 아픈 소식도 들립니다. 앞으로는 비가 한반도 전역에 골고루 잘 내려서 이번 기고글이 실제로 게재되는 시점에는 가뭄과 홍수로 인한 피해 소식이 더 이상 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여름과채(果菜)인 참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참외는 멜론의 변종으로 원산지는 아프리카 사하라 지역이고, 2차 원산지는 터키, 이란, 인도, 중국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국시대 혹은 그 이전 화북 지역을 통해 한반도로 건너온 이후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재배한 과채입니다.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참외가 한국에서 생산이 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Korean melon’이라는 이름도 붙었습니다. 달고 시원하면서도 가격이 비싸지 않아 서민들이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게끔 도와주는 고마운 과채이기도 합니다.

참외 중에서도 참외 꼭지는 과체(瓜蔕)라 하여 한약재로 사용하였습니다. 과체는 덜 익어서 청록색을 띄는 참외 과실의 꼭지를 채취하여 음지에서 건조한 것으로, 맛이 쓰고 성질은 차가우며 약간의 독성을 띄고 있습니다. 용토약(通吐藥)에 속하는 과체는 지금의 위세척 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냅니다. 열담(熱痰)을 토하게 하는 효과를 가졌는데, 음식을 먹다 체하거나, 독성을 띄는 약물을 먹었을 때 사용한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열담(熱痰)으로 인한 중풍 그리고 부종과 황달을 치료하는 목적으로도 사용했습니다. 물론 약간의 독성을 가진 약재이므로 한의사의 진단과 판단 하에 엄격하게 사용한 약재입니다(瓜蔕苦寒善吐痰 浮腫黃疸病可堪).

한약재로 사용한 기록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참외는 그 자체로 훌륭한 여름 음식입니다. 참외는 첨과(甛瓜)라고 하여 과육은 맛이 달고 성질이 차가우며 심장과 위장에 들어가서 갈증과 번열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삼초경락의 막힘을 풀어주며 소화를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甛瓜甘寒渴煩消 能利小便通三焦). 이렇듯 참외는 무더운 여름 인체에 발생한 과도한 열을 식히고 갈증을 없애며 소변과 소화를 도와주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데 아주 좋은 과채입니다.

올해 날씨가 덥고 가물어서 참외가 대풍년이라 합니다. 풍년에 농부 마음은 즐겁기 그지없어야 하는데, 가격 폭락으로 오히려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고 합니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참외는 흙구덩이에 묻어 퇴비화 하는데 올해는 그 양이 늘었다고 합니다. 자식처럼 키운 농작물을 그냥 버려야 하는 그 속상한 마음을 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저도 올 여름은 참외를 좀 더 많이 먹어야겠습니다. 여러분도 시원하고 달콤한 참외를 먹으며 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보는 것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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