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경기도 학교급식에 일반 쌀이?

안성·이천 등 쌀 주산지, 여전히 급식에 일반 쌀 공급
관행 브랜드 쌀 입지 강해 친환경 쌀 공급 어려워

  • 입력 2017.08.04 14:33
  • 수정 2017.08.04 15:1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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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달 24일 경기도 안성시 공도도서관에서 안성시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한 대안토론회가 열렸다. 안성 고삼농협 제공

친환경 학교급식을 추진 중인 경기도의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친환경 쌀 공급을 못 받고 있다. 특히 대표적 쌀 주산지들인 안성시와 이천시도 이에 해당돼, 해당지역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친환경 쌀의 학교급식 공급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안성의 경우, 향후 친환경 쌀의 학교급식 공급을 위한 구체적 논의가 진척될 예정이다.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준식, 경기친농연)에 따르면, 경기도 내 31개 지방자치단체 중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은 총 6군데(이천시, 안성시, 안산시, 시흥시, 의정부시, 오산시)이다. 특히 눈여겨볼 곳은 경기도의 대표적 쌀 주산지인 안성과 이천인데, 이곳들은 쌀 주산지임에도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안성시는 해당사안과 관련한 간담회를 지난달 24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지역 농민들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안성의 친환경 쌀 확대에 대해 안성시의 의지 문제가 가장 크고, 학교급식에 있어 학생·학부모 등 수요자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지 않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안성시의 학교급식용 쌀 공급정책이 지역사회의 합의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행정과 유통주체의 공급편의성에 기초한 것인지 충분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7년산 기준 안성에선 약 710톤의 친환경 쌀(유기농 142톤, 무농약 568톤)이 생산되며, 주요 판로는 서울·수원·남양주 등 수도권 타 도시의 학교급식과 생활협동조합 직거래 등이다. 현재 안성 친환경 쌀은 생산 대비 소비가 약 150톤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친농연 한석우 사무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친환경 학교급식은 정부미 쌀값과 친환경 쌀값의 차액을 안성시와 경기도가 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안성시가 부담할 예산은 최소 1억3,900만원(초·중등학교 친환경 쌀 공급시), 최대 2억4,900만원(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친환경 쌀 공급 시)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중들은 안성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충격적이란 반응을 보이며, “2~3억원의 작은 예산이면 하루빨리 시행되길 바란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 안성시의 농민 및 학부모단체 등 제 시민단체들은 향후 친환경 쌀 학교급식 공급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활발한 소통을 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참석한 안성시의원들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천시도 안성과 마찬가지로 친환경 쌀이 학교급식에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다. 이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문종욱 회장은 그 요인으로 “이천의 경우 ‘임금님표 쌀’ 브랜드가 지역 내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는데, 관행 쌀인 임금님표 쌀에 대해 소비자들, 심지어 학교 영양사들 중에도 친환경 쌀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이천의 관행 브랜드 쌀 지원이 친환경 쌀의 입지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문 회장은 “이 문제에 대해 쌀 공급 주체인 농협과 지속적 논의가 필요하며, 향후 안성과 마찬가지로 정책간담회 등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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