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농업 장래 달렸다”

인터뷰 - 안재경 경기농협연합사업단장

  • 입력 2008.04.27 22:16
  • 기자명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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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경 경기농협연합사업단장
경기도는 지난 3월18일 학교급식 조례안을 공표했다. 경기도의 학교급식 조례안 공포는 2004년 10월28일 경기도학교급식지원조례안(경기도조례 제3358호)을 공포해 놓고도 4년동안 시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루어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4년동안 시행이 미루어진 이유는 행자부가‘학교 급식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하도록 한 규정이 GATT 규정에 위배된다’며 대법원에 제소했기 때문인데, 경기도는 4년후인 지난 2월28일 ‘국내산 농·축·수산물’을 ‘우수 농·축·수산물’로 바꾼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경기도 학교급식 관계자들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4월 10일 푸른경기21 농업분과에서 주최한 학교급식 간담회에 대거로 참여하여 학교급식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경기도 학교급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안재경 경기농협연합사업단장을 만나 학교급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학교급식은 아이들에게 우리의 문화를 먹이는 일이다=요즘 아이들에게서 된장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농산물로 만들어진 ‘된장찌게’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우리 농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면 음식을 쉽게 남기거나 버리지 않는다. 학교급식 시스템을 통해 농업의 원리까지 먹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공동식단을 구성해야 한다=공동식단을 구성하게 되면 영양사들이 학교급식과 관련된 본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영양사들은 식단을 짜는 기본적인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우리의 식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또한 공동메뉴를 구성하게 되면 1년 전 부터 필요한 농산물을 계획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수급의 안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생산 농민들도 보다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영농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학교급식을 통해 생산기반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공동식단을 구성 하게되면 1년 전에 메뉴가 확정되면서 농민들이 계획생산을 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학교급식을 통해 농민들은 필요한 물량을 생산하면서 안정적인 농축산물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학교급식 사업은 유통의 문제가 아닌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 토대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학교급식에 기업이 개입해서는 안된다=학교급식은 이윤을 내는 사업이 아니다. 학교급식을 통해 얻는 이윤은 학생들과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2천원 미만의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 안에 수많은 질서가 내재되어 있다. 이윤을 내는 만큼 농산물의 품질이 떨어지게 되어있는 것이다.

학교급식의 이윤은 소비자인 학생들과 생산자인 농민들에게 귀결되어야만 한다. 학생들은 보다 더 좋은 농산물을 먹을 수 있어야 하고, 농민들은 제값을 받아야만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학교급식이 진행 되도록 해야한다.

▶학교급식은 농협에서 담당해야 한다=학교급식은 마진이 없다고 해서 접을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주식회사가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것은 곤란할 것이다. 농협은 협동조합이다.

농협은 현재 60여개 학교에 급식자재를 공급하고 있고, RPC, APC 등 하드웨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급식을 위해 추가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학교급식은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우리의 식문화를 공급함으로서 농업의 존속을 위한 근본 토대를 구축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교급식의 가장 적합한 조직은 농협인 것이다.

그동안 ‘햇사레복숭아’, ‘잎맞춤배’ 등의 브랜드를 만들어 정착시켜 온 안재경 단장은 “유통으로 얻어진 결과물은 반드시 농업인의 소득과 농업생산기반으로 귀결되어야만 한다”면서 말을 맺었다.

 〈김포=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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