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식중독 해독법

  • 입력 2017.07.21 11:33
  • 수정 2017.07.21 11:36
  • 기자명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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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

무더운 여름철입니다. 한여름 땡볕 아래에서 더위와 싸우기도 힘이 부친데, 어쩌다 부주의로 식중독에라도 걸리게 된다면 바쁜 농사철에 그야말로 천재지변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식중독은 우선, 예방이 먼저입니다. 여름철엔 음식물이 아무리 신선하다 해도 상온에서 두 시간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여름철 높은 기온에서는 음식물의 부패 속도가 평상시보다 몇십 배 빠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여름철엔 음식물을 곧바로 냉장보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음식도 가능하면 집에서 안전하게 조리된 음식을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불가피하게 외식을 해야 할 때도 항상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가능한 뜨겁게 가열된 음식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식중독균은 열에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2분 이상 가열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직접 조리할 때도 조리 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손에 상처가 있으면 음식을 직접 조리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병도 냉장고에 오래 보관되면 세균이 증식한다는 것을 유념해 반드시 뜨거운 물에 잘 세척한 후 새로운 물을 넣어 보관해야 합니다. 병원성대장균을 예방하려면 물도 반드시 74℃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마셔야만 합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음식은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바로 버리는 것이 지혜로운 길입니다. 설사나 복통 등 당장 눈에 띄는 반응이 없다고 해도 몸에 보이지 않는 해를 가할 수 있습니다. 식중독균 중 살모넬라균이나 O-157대장균의 경우는 아무 증상이 없는 듯 보이는 잠복기가 적게는 이틀 많게는 일주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주의한다고 했음에도 생각지도 못하게 식중독 증상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가까이 쉽게 이용할 의료기관이 있으면 좋겠지만, 우선 응급처치할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직 음식물이 위장에 머물러 있고 구역감이 생긴다면 구토로 제거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선 구토를 돕는 약재로 ‘과체(瓜蒂)’라는 약이 있습니다. 이 과체는 다름아닌 참외꼭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평소 말려 놓은 것이 있다면 약 4~8g정도를 물 400cc 정도에 30분 정도 다려서 먹습니다. 급하면 생으로 씹어서 먹습니다. 오이꼭지로도 대신할 수 있습니다. 구토로 웬만큼 음식물이 제거됐다 싶으면 매실청 반 컵 정도에 식초 20~30ml 정도 타서 복용하면 장내세균을 억제하고 장 연동운동을 도와 세균을 설사로 빨리 배출시키는 것을 도와 줄 것입니다. 설사가 나온다고 하여 지사제를 먹는 것은 빨리 배출돼야 할 세균을 오히려 장에 머물게 하므로 위험할 수 있습니다. 설사가 지속된다면, 마늘을 후라이팬에 누렇게 될 때까지 약간 태워서 매실청과 함께 먹고 물과 약간의 소금으로 수분을 보충하면서 기다리면 설사로 독소가 배출되면서 설사가 자연히 멈추게 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 허기가 느껴지면 그 때부터 흰 죽을 쒀 먹으며 상처난 위장을 달래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해독제로 ‘감두탕(甘豆湯)’이란 것도 있습니다. 물 1리터 정도에 감초 10~20g과 검은콩 한 줌을 넣어서 약한 불에 1시간 정도 다려서 하루 서너 차례로 나눠 먹으면 몸의 독소를 소변으로 빼줘 식중독으로 머리 아픈 증상 등을 해독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의 치료법보다 더욱 중요한 건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는 것입니다. 항상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음식은 반드시 가열해 먹고 음식을 조리할 때나 먹을 때, 손을 청결하게 하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더운 여름 가뭄으로 농사짓기가 더욱 어려운 요즘, 이 글을 읽으실 때 쯤이면 단비가 온 대지를 흠뻑 적셔 농부님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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