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역사기행 나선 농민들, 항일운동 발자취 되짚어

독립투사 이상설 유허비· 신한촌 등 사적지 탐방

  • 입력 2017.07.21 08:41
  • 수정 2018.09.19 20:38
  • 기자명 서정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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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서정란 기자]

전농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14~17일 3박 4일간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항일운동 역사기행을 진행했다. 이번 역사기행은 러시아로 이주해 숱한 역경을 겪었던 고려인들의 삶과 연해주 지역의 항일무장항쟁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뜻 깊은 여정이었다.

1917년~1922년 소비에트정권 수립을 위해 싸운 병사들을 기리는 동상이 우뚝 선 혁명광장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점이자,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척살하려는 웅지를 품고 하얼빈 행 열차에 올랐던 블라디보스토크 역을 찾은 기행단은 28세의 청년 안중근이 가졌을 항일의 의지, 애국의 무게를 가늠해 보기도 했다.

먹고 살길을 찾아 조국을 떠나 이국의 땅에 터전을 잡으려했지만 일제에 짓밟히고 이민족이라는 이유로 이리저리 쫓기듯이 이주해 다녀야 했던 고려인들의 비참한 삶과, 흔적조차 남지 않은 발해의 옛 성터를 바라보며 나라가 힘이 없으면 국민도 지키지 못하고 역사도 지키지 못한다는 현실에 가슴아파했다.

그럼에도 나라를 되찾고자 항일의 길에 나서 싸웠던 이상설, 최재형, 이동휘 등의 항일 투사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비춰보기도 했다.

“광복을 못 이루고 죽은 자가 무슨 낯으로 고혼인들 조국에 가겠소? 나는 실패한 인간이니 내 몸과 유품을 전부 불태우시오. 그 재도 모두 바다에 날려 버리시오. 아무도 내 제사를 지내지 말아 주시오.”

유언과 함께 러시아의 차가운 강 아무르에 재가 되어 흩뿌려진 이상설 선생. 그이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강가에 세워진 유허비 앞에서 일행은 묵상을 통해 그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다.

항일 독립 운동의 요람이었던 신한촌을 기념하는 탑을 찾은 기행단은 제단에 꽃을 바치고 나라의 자주를 위해 싸웠던 선조들을 떠올리며 다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뜨겁게 불렀다.

이번 역사기행은 동행한 김갑수 작가의 강연과 사적지 탐방을 통해 그간 잘 알지 못했던 연해주 지역의 항일 투쟁사와 혁명가들에 대해 알아가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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