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생물다양성 지켜 농업과 환경 모두 살리자”

충남 청양 화암마을서 ‘논생물 페스티벌’ 열려
“‘생태적 수로’ 개발로 가뭄에도 생물 보전해야”

  • 입력 2017.07.16 11:06
  • 수정 2017.07.16 11:14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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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논 생물다양성 보호가 농업발전과 환경보전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자 농민과 소비자가 모였다. 지난 8일 충남 청양군 화성면 화암마을(일명 물여울마을)에선 논 생물다양성 관련 조사결과를 알리고자 (사)환경농업단체연합회와 한국논습지네트워크 주관으로 ‘논생물과 함께 노는 행복 페스티벌(논생물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날 장마비가 쏟아짐에도 150여명의 농민과 소비자가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는 환농연 주형로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논습지 생물다양성 조사 및 모니터링을 비롯해, 생물 이름 맞추기, 논생물 걸개 그림 그리기, 떡메치기 등을 체험하며 나눠먹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9일 충남 청양군 화암마을에서 열린 ‘논생물과 함께 노는 행복 페스티벌'. 한국논습지네트워크 제공.

한국논습지네트워크는 2008년 람사르총회에서 논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농업과 환경보전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조직으로, 현재 20여 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매년 한국과 일본에서 번갈아 가며 시민 논생물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또 2007년 충남 홍성을 시작으로 매년 전국 곳곳에서 논생물 페스티벌을 열었는데, 올해는 환농연과 생물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공동으로 논 생물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청양 논 생물조사에선 60여종의 생물종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특히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 및 메추리장구애비 등의 희귀종도 발견한 게 의미가 크다.

한국논습지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논 생태계 내엔 다양한 동식물이 어우러져 산다. 서로 먹이사슬을 만들며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유지, 특정종의 우점 완화 등의 작용이 이뤄진다. 생물학적 해충방제 작용이라 할 수 있다”며 “이러한 생물다양성 확보가 농산물의 안전성 평가에도 활용되도록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라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정농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황새 야생복귀 연구팀 등이 충남논습지네트워크를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온 국민이 밥상 위의 농산물 뿐 아니라 농산물이 자라는 토양과 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으로 정부 차원에서 논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단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논습지네트워크의 회원단체인 황새생태연구원의 김수경 박사는 “논의 수로를 생태친화적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며 “일본에서 개발한 생태적 농업기반시설의 경우, 수로 중간중간에 작은 웅덩이를 파, 미꾸라지 등 작은 생물들이 가뭄 시 그 웅덩이의 고인 물에 피신토록 해 생물 보전이 가능하게 돼 있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도 이런 농업기반시설을 농촌에 도입해, 생물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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