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친환경 감자 저장시설 태부족

매년 1,700톤 감자 생산함에도 저장시설 부족해 김천까지 수송
운송비만 매해 10억원씩 관외로 빠져나가 … 손상률도 8.7%

  • 입력 2017.07.16 10:40
  • 수정 2017.07.16 10:55
  • 기자명 강선일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경기도 안성시의 친환경 감자 재배 농민들이 생산물 선별·저장시설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이 문제가 몇 년간 되풀이 돼 지자체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성은 경기도 친환경 감자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곳이다. 한 해 1,700톤의 감자를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하는데, 그 많은 감자를 제대로 저장할 저장고와 선별시설이 태부족한 상황이다. 겨우 50평짜리 저장고 두 동에 1,700톤의 물량을 다 저장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안성 농민들의 입장이다.

안성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이동옥 회장(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부회장 겸임)은 “50평짜리 창고 단 두 동만으로 전량 저장을 감당할 수 없어, 저 멀리 경상북도 김천시의 대규모 선별·저장시설에 매년 트럭으로 운송해야 한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약 170km 떨어져 있는 안성과 김천은 운송용 트럭으로 이동 시 편도 2시간이 걸린다. 운송비로 경기도 차원에서 나가는 돈만 연간 10억원이다. 안성 농민들이 2011년 감자작목반을 꾸린 이래로 매년 저장시설이 부족해 김천으로 상당량의 감자를 옮기는 상황이 반복됐으니, 김천으로 운송비만 그 동안 70억원 남짓 써 온 것이다. 경기도 급식예산을 관외에 쓰는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최근엔 인근 일죽농협 창고에도 생산한 감자의 일부를 저장하긴 하나, 그곳 또한 많은 감자를 저장하기 부족한 건 매한가지다.

경기도 안성시의 친환경 감자 재배용 저장고. 건평 50평 짜리 건물 두 동으론 1,700톤에 달하는 친환경 감자 저장 및 선별이 불가능하다는 게 안성 농민들의 주장이다.

운송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많은 양의 감자를 냉동탑차에 실은 채 운송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감자가 상해 못 쓰게 되는 양도 상당하다. 이 회장의 말에 따르면 올해도 약 8.7%의 친환경 감자가 운송 과정에서 쌓인 감자 무게에 짓눌리거나 더운 날씨 때문에 상했다고 한다.

감자의 저장과 선별만이 문제가 아니다. 안성 감자 저장시설에서 만난 한 친환경 감자 재배 농민은 “비가림 시설마저 없어, 아직까진 괜찮다지만 장기적으로 감자 재배용 농기계가 녹슬고 손상될 우려도 있다. 경기도와 안성시에서 저장·선별시설과 함께 비가림 시설 마련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농민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 시설들을 마련할 수 있겠냐”고 하소연했다.

안성 농민들은 안성시와 경기도 등에 지속적으로 감자 저장·선별시설의 확충을 요구해 왔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안성시 및 경기도와 시설 확충을 위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농민들은 경기도와 안성시가 적극적으로 시설 확충 노력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옥 회장은 “중부지방에선 친환경 감자 재배가 어렵다고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에서마저도 얘기하던 걸, 안성 농민들의 노력으로 안성을 경기도 친환경감자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는 곳으로 만들었다”며 “농민들이 노력한 데 대해 그만큼의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는 건 필요하지 않냐”며 해당 사안에 안성시, 나아가 경기도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