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우리 몸의 단비, 생맥산

  • 입력 2017.07.09 11:41
  • 수정 2017.07.09 11:45
  • 기자명 이광주(이광주한의원 원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광주(이광주한의원 원장)]

이광주(이광주한의원 원장)

인간의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은 인체 외부의 요인(外因), 인체 내부의 요인(內因) 그리고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는 원인(不內外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인 중에서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후 환경이 조화롭지 못한 것이 병을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즉,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의 여섯 가지 기운 중 하나의 기운이 지나치게 왕성해지면 사람은 그 기운을 지나치게 많이 받아 인체 내부의 기운의 조화도 깨지게 돼 결국 병에 걸리게 됩니다.

특히 지금 같은 여름의 무더운(暑) 기후가 오래 지속되면 인체의 기운은 지나치게 많이 소모되고 진액은 마르게 됩니다. 동의보감에도 이런 더위에 오랫동안 노출되게 되면 처음에는 답답해서 숨을 헐떡이고 말을 하지 못하다가 안정되면 말이 많아지며, 몸에 열이 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몹시 갈증이 나서 물을 찾으며 두통, 자한(自汗)이 있고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거나, 하혈하고 황달이 되면서 반진이 돋는다고 했습니다. 이는 열사병의 증상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가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폭염이 일찍부터 찾아오면서 덥고 건조한(暑燥) 날씨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외 활동과 야외 노동으로 이런 덥고 건조한 날씨에 오래 노출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한낮 무더운 시간에는 외출이나 노동을 삼가고 수시로 물을 마셔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폭염과 가문 날씨에 상한 인체의 기운과 진액을 보태어주는 대표적인 약이 ‘생맥산(生脈散)’입니다. 인삼, 맥문동, 오미자로 구성된 처방입니다. 인삼은 기운을 보태주고 진액을 생성해 갈증을 멎게 하며 인체 내외의 기운을 조화롭게 합니다. 맥문동은 성질이 차가워 몸에 지나치게 많은 열을 제거하고 진액을 보태줘 갈증을 멎게 하는 대표적인 한약입니다. 오미자는 신장을 보하여 역시 진액과 기운을 생성하며 갈증을 멎게 하고 수렴하는 성질을 이용해 땀이 지나치게 나서 진액이 소모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입니다. 예전부터 이 세 한약재를 달여서 시원하게 해 마시는 것으로 여름철 건강관리와 열사병 예방을 해왔습니다. 물론 사람 개개인의 체질이나 몸 상태에 따라 약재의 구성을 바꿔서 처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간의 과다한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 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의 기후 변화가 2010년대 들어 더욱 급격해진 듯 합니다. 작년 여름도 정말 더웠는데 올해 여름은 작년보다 더 일찍 찾아오고 훨씬 더 더워진 것 같습니다. 덥기만 하면 그럭저럭 참겠는데 건조한 가뭄이 오래 지속되니 농민 여러분의 걱정과 근심이 더 커지는 것 같아 저 역시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됩니다. 이럴 때 마치 ‘생맥산’과 같은 단비가 하늘에서 시원하게 내려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루빨리 시원한 단비가 내려 메마른 땅을 적셔주길 저 역시 고대합니다.

그래도 오늘만은 잠시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함께 생맥산을 마시며 해갈을 기다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무더위와 걱정, 근심,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독자 여러분의 몸도 시원한 단비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