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무릅쓰고 급식시장 판로 뚫어

군산 우리영농조합, 2017 전국지역리더상 조직부문 대상
면세유 저가 공급·친환경농업 확대 노력 빛나

  • 입력 2017.07.09 11:36
  • 수정 2017.07.09 13:37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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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전북 군산시 우리영농조합법인(대표이사 장재순, 조합)이 지역재단(이사장 박진도) 주관 ‘제10회 2017 전국지역리더상’ 조직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은 농민들에게 면세유 가격을 비싸게 매겨 온 지역농협에 반발해, 2003년 군산시농민회가 저렴한 면세유 공급 목적으로 만든 농민주유소의 운영 주체로서 설립됐다. 현재는 군산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친환경 농가 판로 확대, 타 지역 친환경농산물 공급에 크게 기여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지역리더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은 2009년 전체 농가가 친환경 쌀농사로 전환했다. 그해부터 지역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이 들어갔고, 2014년 4월부턴 지역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 주체로서 군산 내 74개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납품 중이며, 약 135톤의 농산물을 급식센터로 보낸다. 물론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조합 장재순 대표(군산시농민회 부회장 겸임)는 “2014년 군산시가 농협에 학교급식지원센터 업무를 위탁하려 했는데 농협이 돈 안 된다고 거절한 걸 우리가 했다”고 말했다. 물론 억지로 떠맡은 건 아니고 농민들의 자발적 의지였다. 장 대표는 “그해 우리는 적자를 봤다. 친환경 채소 재배 농가들은 판로 확보 난항 및 가격 하락 문제로 힘들게 경작한 밭을 많이 갈아엎기도 했다. 2015년까진 그랬다. 그래도 좋은 먹거리를 생산해 학생들에게 먹이는 즐거움 때문에 버티며 지금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2016년부턴 판로 확보를 못해 밭 갈아엎는 일은 없었다. 군산시 학교급식 뿐 아니라 타 지역 학교급식에 조합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조합 문정숙 상임이사는 “이젠 군산 뿐 아니라 인근 전주와 충남지역을 거쳐 경기도 급식까지 농산물을 공급한다. 점차 채소 농가 판로 확보에 숨통이 트인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3일 전북 군산시 우리영농조합법인 내 작업장에서 조합원들이 학교급식 납품용 감자를 포장 중이다. 상자 뒤 맨 오른쪽 인물은 우리영농조합 장재순 대표.

판로 확보는 했지만 그걸로 모든 게 해결된 건 아니다. 납품하는 식재료의 품위 문제도 걸린다. 감자의 경우, 군산 학교에선 130g 이하 무게는 납품받지 않는데, 130g을 넘는 게 전체의 40% 밖에 안 된다. 예전보단 많이 나아졌지만 농산물의 판로 및 가격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문 이사는 “나머지 잉여농산물 60%를 어떻게 해야 하나 봤을 때, 나오는 답은 가공 뿐”이라며, 현재 농산물 가공에 대한 여러 계획 수립 및 실천활동을 진행 중이라 밝혔다.

최근엔 김제 누룽지 공장에 OEM을 줘서 조합이 생산한 쌀을 가공 중이다. 지난달부턴 공장에서 가공한 누룽지의 판매를 시작했다. 조합은 그 밖에도 군산 농산물로 만든 가공품을 더 늘릴 계획이다.

조합은 친환경 재배 채소의 질 강화를 위한 계획도 갖고 있다. 군산은 진흙답 지역이라 쌀농사는 용이해도 채소 재배가 어렵다. 이에 조합은 좋은 퇴비를 공동생산해 보급하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장 대표는 “작년부터 친환경농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천적 등 유기농자재를 사용하고, 토양분석도 하면서 어떤 작물에 어떤 퇴비가 필요한지 연구 중”이라며 당장 내년부터 사용할 퇴비를 준비 중이라 밝혔다. 이같이 지역 농민 문제 해결과 친환경농업 확대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전국지역리더상 대상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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