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금남오이꽃동산정보화마을]
민주적인 공동체 운영으로 꽃 피우는 마을복지

다양한 활동 가능한 마을회관이 구심점
`마을개발위원회'에 힘 싣고 투명하게 운영

  • 입력 2017.07.02 13:03
  • 수정 2017.07.03 10:06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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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13년째 이어지는 마을 발전의 비결은 끊임 없이 이뤄지는 대화와 토의다. 금남오이마을의 개발위원들이 임시회의 시작 전 한데 모여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고 있다.

‘금남오이꽃동산정보화마을(금남오이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2리. 2004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마을회관이 생겼지만, 그로부터 불과 12년이 지난 지금은 그 어디에 내놔도 부럽지 않은 마을공동체가 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금남오이마을은 정보화마을·인문학마을 등 칠곡군의 평생학습도시 사업 대상에 연이어 선정되며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일종의 복지회관의 기능을 겸한 마을회관에서는 사진·한글쓰기·목공·마을탐방 등 강의가 열리는 한편 안마의자·찜질방·샤워실 같이 모든 주민들이 애용하는 복지시설도 찾아볼 수 있다.

좋은 회관도 회관이지만, 금남2리의 가장 큰 성과는 단순 행정구역이 묶어준 집단을 넘어 믿음을 나누는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했다는데 있다. 여기엔 마을회관이 세워질 즈음 새 이장으로 선출돼 지금까지 헌신하고 있는 이은수 이장의 공이 컸다.

“마을의 복지 서비스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는 찬조금으로 운영됩니다. 그래서 돈 문제 때문에 갈등이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저도 늘 행동을 조심하고 있죠.”

그래서 이씨가 이장이 된 후 마을은 중요한 결정에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마을개발위원회’를 활성화시키고 중심에 내세웠다. 이장을 비롯해 부녀회장, 노인회장, 각반 반장, 정보화마을위원장, 청년회장, 작목반장 등 마을의 주요 집단 대표자 13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매달 회의를 열어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예산 집행을 결정한다. 찬조금의 입출 내역은 하나도 빠짐없이 문서화돼 모든 세대에 우편으로 부쳐진다.

지난 12년간 그가 보인 노력은 주민들의 신뢰로 돌아와, 마찬가지로 6년째 정보화마을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인 김성호씨와 함께 이제는 마을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됐다. 주민들을 위한 인문학 관련 강의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김씨는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단순한 강의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서 마을 주민들은 서로 만나고 지속적인 관계를 갖게 되죠. 그런 기능을 하는 수단으로 인식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기자가 마을을 찾았던 날 저녁엔 마침 ‘마을개발위원회’의 임시 회의가 있었다. 월례회의 말고도 중요한 일이 생길 때마다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다고. 마을회관에 모인 13인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한 지원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 이날도 부지런히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금남오이마을의 다음 10년이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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